우주 영토 확보를 위한 세계 각국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지난 1일 개막해 5일까지 열리는 `제63회 나폴리 국제우주대회(IAC: International Astronautical Congress)`에 우리나라 우주기관 대표로 참석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미국·중국·일본·이탈리아·프랑스 등 위성 개발 선진국 틈새에서 우리 기술의 경쟁력을 홍보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우리나라는 발사체 개발 면에서는 걸음마 단계지만 위성 설계·개발·운용은 충분히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게 항우연 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이번 대회에서 이집트와 페루, 아랍에미리트(UAE) 등이 우리나라 위성 제작과 운용 기술에 관심을 가졌다. 최준민 항우연 정책협력센터장은 “위성 설계·제작·운용과 인력 교육 등을 합친 프로그램을 수출하면 약 2000억원에서 3500억원 정도의 수출 효과가 있다”며 “이집트가 우리 기술에 관심을 보여 수출 계약을 위해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항우연에 따르면 미국과 같은 우주산업 선진국들은 기술이전 없이 단순히 자국 위성을 판매하기 위한 세일즈에 집중한다. 반면에 우리는 우주개발 산업에 뛰어들고자 하는 국가들을 대상으로 기술이전은 물론이고 관련 인력 교육 등의 프로그램 전체를 제공하는 것을 무기로 삼고 있다.
일본과 중국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일본은 위성 수출과 함께 좋은 조건의 차관을 내걸고 있다. 최근 일본은 베트남에 위성 제작 시설을 건설하고 위성을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 일본은 남미지역 국가를 타깃으로 활발하게 수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중국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국가들을 노리고 있다.
대회에 참석한 우리 관계자들은 선진국에 비해 투자가 적고 국민적 관심이 적은 것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 관계자는 “IAC에 설치된 각국 우주기관과 기업체의 부스를 보면 그 나라의 위상을 알 수 있다”며 “이제는 우리도 국격에 맞게 우주 산업에 대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국제우주대회(IAC)=우주의 평화적 개발과 촉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국제우주연맹(IAF), 국제우주학회(IAA), 국제우주법학회(IISL)가 공동 주관하는 국제적인 행사다. 5일까지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우리나라 항우연을 비롯해 미 항공우주국(NASA)과 일본 항공우주개발연구기구(JAXA), 이탈리아 우주국(ASI) 등 50개국 우주기관과 기업 등 3000여명의 전문가들이 참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