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학교폭력 해결사`로 떠올랐다. 해결사 역할을 위한 서비스가 `모바일 가디건`이다. 카카오톡·마이피플 등 모바일 메신저로 주고받는 언어폭력 문자를 감지해 부모에게 즉시 알려준다. 메신저 내용을 실시간으로 감시해 학교폭력을 사전에 알아 챌 수 있다. 공익 성격 서비스를 개발한 주역이 김형표 블랙스톤 대표(45)다. 김 대표는 “학교폭력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며 “휴대폰 학생들에게 필수품이라는 사실에 착안해 서비스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학교폭력은 우리 상상 이상으로 일반화되었다. 민주통합당에 따르면 올해 1학기 전국 1만1360개 초·중·고교에서 발생한 학교폭력은 6793건으로 집계됐다. 6개월 만에 지난해 전체 발생건수(7443건)의 90%를 넘은 것이다. 김 대표는 “학교폭력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부모가 자녀 피해 여부를 초기에 감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스마트폰이 이를 위한 최적의 도구”라고 말했다.
모바일 가디건의 원리는 의외로 단순하다. `맞을래` `죽을래` 등와 같이 청소년이 사용하는 폭력적인 단어와 비속어(욕설) 등을 포함하는 1000여개 키워드를 추출했다. 이어 해당 키워드를 포함한 문자나 메시지를 수신하면 부모에게 알려 악성문자 수신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자동 감시시스템이 적용되는 모바일 메신저는 문자 뿐 아니라 카카오톡·라인·마이피플·틱톡 등에서도 가능하다.
“입력한 문자키워드가 중요합니다. 국립국어원 등에서 직접 조사한 청소년 언어사용 실태조사 보고서를 바탕으로 학생끼리 발생 가능한 상해, 욕설, 폭행, 따돌림 등과 관련한 단어를 뽑았습니다. 키워드와 관련 없는 내용은 보관되지 않아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우려도 없습니다.” 김 대표는 “가해자로 의심되는 학생이 있으면 별도로 지정해 해당 발송자가 발송한 모든 문자를 확인하고 자녀 신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위협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순수한 공익개념에서 서비스를 기획했다. 본인도 학부모인 상황에서 학교폭력이 이미 상식 수준을 넘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김 대표는 “연이은 학교폭력 피해사례 중 심각한 결과로 이어진 결정적인 동기 중 하나가 문자메시지를 통한 협박인 경우가 많았다”며 “휴대폰으로 언어폭력 사태를 미리 감지해 피해 여부를 초기에 감지하고 학교폭력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김 대표 이력도 한 몫했다. SKC벤처투자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한 김 대표는 2001년 아이콘렙이라는 벤처를 설립할 정도로 스타트업에 관심이 컸다. 아이콘렙에 이어 모바일 전문기업 블랙스톤을 2010년 설립했다. 20년 가까이 한 우물을 고집하면서 모바일 서비스에 대한 분명한 철학도 가지고 있다.
“세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쉬워야 합니다. 복잡하면 금방 싫증을 냅니다. 두 번째는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꾸준하게 수익이 생기는 월 정액 모델이어야 합니다.”
사실 김 대표는 모바일 가디건 서비스도 이 철학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다. 아직 서비스가 크게 활성화하지 않았지만 확신을 가지고 있다. NGO단체의 하나인 학교폭력 예방센터와 공동으로 서비스 확산에 두 팔을 걷어 불일 계획이다. 김 대표는 “스마트폰 3000만 시대를 맞았다”며 “서비스를 확산해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