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텀에벌루션(LTE) 커버리지 경쟁의 불씨가 `세컨드 캐리어(보조 주파수 대역)`로 옮겨졌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는 각각 주력 LTE 망으로 사용하고 있는 800㎒(SK텔레콤·LG유플러스)와 1.8㎓(KT) 주파수 대역 외에 1.8㎓(SK텔레콤)·900㎒(KT)·2.1㎓(LG유플러스) 대역의 세컨드 캐리어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국망 구축에 이은 LTE 커버리지 경쟁 `2라운드`다.
◇LTE-A·로밍도 세컨드 캐리어가 좌우
통신사가 구축 중인 세컨드 캐리어는 두 주파수 대역 중 트래픽이 적은 것을 선택해 자동으로 접속하는 멀티캐리어(MC) 기술 기반이다. MC는 급속히 늘어나는 LTE 사용자의 트래픽을 분산시켜 체감 속도를 높여준다. KT 관계자는 “MC는 대역폭이 더 늘어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최고 속도인 75Mbps가 빨라지진 않지만 트래픽 분산으로 체감 속도 저하를 방지한다”고 설명했다.
세컨드 캐리어의 더 중요한 의미는 진정한 4세대(G) 이동통신서비스라 불리는 `LTE 어드밴스드(LTE-A)` 핵심 기술인 캐리어 어그리게이션(CA) 상용화가 가능한 커버리지라는 점이다. 2013년 하반기 상용화 예정인 CA는 두 주파수 대역을 묶어 하나의 대역인 것처럼 쓸 수 있는 기술이다. 이 기술이 적용되면 최고 내려받기 속도가 기존의 두 배인 150Mbps로 빨라진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LTE 서비스는 엄밀히 따지면 4G가 아닌 3.9G”라고 설명했다. 세컨드 캐리어 구축 능력에 따라 4G LTE 커버리지 경쟁력도 판가름 나는 것이다.
로밍도 관건이다. KT와 LTE 로밍 경쟁을 벌이고 있는 SK텔레콤은 LTE용으로 널리 쓰이는 1.8㎓를 확장해야 국내 방문자의 LTE 로밍이 가능하다.
◇`얼마나 늘릴까` 비용 대비 효과 따라 결정
세컨드 캐리어가 주력 LTE 망처럼 전국적으로 `음영지역 제로`를 목표로 촘촘하게 구축될 가능성은 낮다. 비용대비 효과 때문이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트래픽이 몰리는 도시에는 CA가 필수적이지만, 기존 LTE 망으로도 충분히 빠른 속도를 체감하는 도서·산간 지역에까지 필요가 있는지는 의문”이라며 “수요에 비해 구축 비용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이달까지 강남·서초·송파·종로·중구 등 10개구에 1.8㎓ 세컨드 캐리어를 우선 구축한다. 연내 서울과 6대 광역시, 내년에는 부천·성남·의왕 등 수도권 15개 시(市)로 확장한다는 목표다.
LG유플러스는 2.1㎓ 보조망을 현재 광화문·명동·강남역 등 데이터 밀집 지역 5개 곳에 설치했다. 연말까지 6대 광역시, 내년에는 전국 84개시에 구축할 계획이다. KT는 “기존 강남·서초·종로·중구에 구축돼 있고 트래픽 집중 지역 위주로 추가할 계획”이라고만 밝혔다.
아직 전체 이동통신 사용자의 80%가 LTE로 전환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뒤쳐지는 세컨드 캐리어 커버리지는 새 가입자를 끌어오기에 단점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어 전략적인 판단이 요구된다. 이 관계자는 “투입 비용과 트래픽 정도, 마케팅 효과를 모두 감안해 구축 지역을 정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이통 3사 세컨드 캐리어 구축 현황 및 목표
자료:각사 취합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