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위기를 기회로` 도약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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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페이스북을 실질적으로 이용하는 회원 수가 10억 명을 돌파했습니다. 나와 내 작은 팀은 이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당신에게 감사합니다. 10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연결되는 것을 도운 것은 내가 태어나서 한 가장 멋진 일입니다. 나는 매일 페이스북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전념하고 있으며 언젠가 남은 전 세계도 연결할 수 있길 바랍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상징인 페이스북에서 실질적으로 활동하는 회원 수가 10억 명을 돌파했다. 규모도 규모지만 성장세도 세계 최고다. 2004년 개설해 2010년 5억명 회원수를 돌파하기까지 6년의 시간이 걸렸지만 10억명이 되기까진 불과 2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모바일로 접속하는 회원 수도 6억명을 돌파했다. 그 사이 이용자끼리 맺은 친구 관계는 1403억개며 1조 1300억 번의 `좋아요`와 2190억 장의 사진이 업로드됐으며 170억개의 위치 태그가 달렸다.

실로 어마어마한 기록과 수치들이다. 하지만 페이스북에 대한 향후 전망은 아직도 물음표다. 지난 5월 기업공개(IPO) 이후 거품론에 시달리며 38달러였던 공모가는 반토막난지 오래다. 1000억 달러라던 기업가치도 현재 시가총액 기준 470억 달러다. 그나마 고무적인 것은 최근 페이스북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는 노력들이 속속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수익모델 한계극복에 나서다

지난 2분기 페이스북 매출에서 광고가 차지하는 비율은 85%에 달했다. 매출이 광고에만 쏠려있다보니 안정적인 구조를 이루지 못해 투자자들의 불만도 극에 달했다. 이같은 지적을 극복하기 위해 페이스북이 다양한 수익모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이달 초 가장 먼저 내놓은 것은 전자상거래 개념을 차용한 `기프트`다. 이용자는 기프트 메뉴에서 선물을 선택하고 메시지를 추가해 친구에게 전송한다. 페이스북은 개별 판매업체와 계약해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받는다. 또 기업용(B2B) 타임라인에서 할인 쿠폰을 제공하는 `오퍼`를 건당 5달러 가격을 붙여 유료화했다. 비슷한 개념을 개인 이용자까지 확대할 전망이다. 현재 뉴질랜드에서 시범서비스를 진행 중인데, 7달러만 내면 자신의 게시글이 타임라인에서 가장 눈에 띄는 위치에 계속 배치된다. 아직 성공여부는 확실치 않다. 알빈 바티아 테크놀로지 애널리스트는 “상업화와 사용자경험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6억명 회원을 보유한 모바일에서도 의미있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페이스북은 현재 자체 모바일 광고 네트워크 시범 서비스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크크런치는 페이스북이 다양한 회원 정보를 기반으로 연령, 성별, 위치, 콘텐츠 선호도(좋아요)에 따라 광고 노출을 다르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HTML5를 기반으로 자체 앱을 내놓는다면 파급력은 더 클 전망이다.

◇저커버그 CEO, 리더십 승부수 던지다

지난 5월 기업공개(IPO) 이후 페이스북 핵심 인력이 이탈했다. 플랫폼 제휴 부문, 파트너사 제휴 부문 등의 고위 임원들이 줄줄이 회사를 떠났다. 능력있는 직원들의 이탈이 늘었지만 저커버그는 타 업체에서 인력을 빼오는 대신 자신이 전면에 나서는 방식을 택했다. 섣불리 자리를 대체할 사람을 구하느니 대내외에 자신의 리더십을 보여 투자자나 직원, 나아가 이용자까지 안심시키자는 것이다.

그간 마크 저커버그는 외향적인 CEO 타입이 아닌 전형적인 개발자 타입이다. 인터뷰조차 거부하던 저커버그는 최근 러시아를 방문하는 등 대외적인 광속 행보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를 상징하는 후드티를 벗고 깔끔한 정장 차림으로 메드베데프 총리와 만남을 가지고 기념 사진을 찍는 등 해외 시장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 당국의 검열 탓에 진출을 못하고 있는 중국 인터넷 업체와도 연쇄 비공개 만남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저커버그와 더불어 페이스북을 상징하는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 역시 지난달 우리나라를 비롯 일본, 싱가포르 등 주요 아시아권 나라를 방문해 사업강화와 투자에 대한 의욕을 내비쳤다.

시장조사업체 오범의 에딘 졸라 애널리스트는 “페이스북이 보여줄 것은 단지 숫자로 성장세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나 이용자와 약속을 깊이 실천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저커버그의 대외적인 활동은 신뢰감을 심어준다”고 밝혔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