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4분기 시장전략 `진퇴양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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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들이 4분기 이동통신 시장 전략을 놓고 `진퇴양난`에 직면했다.

지난 3분기 보조금 전쟁으로 이른바 `갤럭시S3 17만원 대란`을 겪은 이후 연말까지 이동통신 시장에 `과열`과 `냉각` 두 요인이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적 방어와 가입자 유치 목표가 대립한다.

통신사 한 임원은 “보통은 기선을 제압할 것인지와 현금을 아끼며 좀 더 지켜볼 것인지 중 한 쪽으로 내부 의견이 쏠리게 마련인데 이번 4분기는 특히 결정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냉각요인:보조금 조사·연간 실적방어

최근 출시된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노트2`는 아무리 발품을 팔아봐야 할부원금 100만원 이하로는 구입하기 힘들다. 일반 매장보다 싸게 파는 온라인 쇼핑몰도 마찬가지다. 85만원을 넘는 `옵티머스G` `옵티머스뷰`나 80만원 초반대의 `베가R3` 등 다른 제조사 단말기도 10만원대까지 떨어졌던 `갤럭시S3`에 비하면 턱없이 고가다.

통신사 관계자는 “연휴에도 방송통신위원회 직원이 보조금 조사를 나올 정도로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통신비 인하 명분을 꼬집는 국정감사까지 겹쳐 지금은 보조금을 뿌릴 형편이 못 된다”고 말했다.

4분기가 연간 실적 방어 기간이라는 점도 보조금 경쟁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는 올해 극심한 `어닝 쇼크`를 겪고 있다. 증권가에서 추정하는 3분기 실적도 상당히 부진하다. 3분기 영업이익은 SK텔레콤이 2000억~35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0~45%, KT 3000억대 초반에서 4100억원으로 40% 이상, LG유플러스 최대 30억원대로 96%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 추세대로라면 연간 영업이익이 지난해의 절반 이하까지 떨어질 위험도 있다”며 “4분기 과다한 마케팅 지출 자제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과열요인:LTE 가입자 목표·아이폰5 경쟁

반면에 시장 과열 요인도 충분하다. 우선 각 사가 경쟁적으로 공표한 SK텔레콤 700만명, LG유플러스 500만명, KT 400만명의 연말 롱텀에벌루션(LTE) 가입자 목표치는 어떻게든 채워야 한다.

방송통신위원위 집계에 따르면 8월 현재 각 사 LTE 가입자 수는 SK텔레콤 490만·LG유플러스 330만·KT 204만명이다. 상대적으로 가입자 목표치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KT와 LG유플러스가 보조금을 치고 나오면 SK텔레콤도 이에 대응하면서 `10만원대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다시 나올 전망도 높다.

이달 중순 국내 시장에 출시 예정인 애플 `아이폰5`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SK텔레콤과 KT가 아이폰5 주도권을 갖고자 보조금 경쟁을 벌이면 LG유플러스는 이에 맞서기 위해 삼성·LG전자 스마트폰에 높은 보조금을 투입할 수밖에 없다. SK텔레콤과 KT도 LG유플러스의 대응에 다시 맞서기 위한 `안드로이드 보조금`을 높이지 않을 수 없는 연쇄적 과열 현상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기존에 출시된 신규 스마트폰도 보조금이 낮은 아직까지는 판매량이 미미하다. 이를 팔기 위한 보조금이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송재경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까지는 보조금 경쟁이 뜨거울 수밖에 없는 요인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어느 한 기업만 먼저 치고 나와도 `보조금 치킨게임`이 재현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4분기 이동통신시장 과열 or 냉각

통신사 4분기 시장전략 `진퇴양난`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