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교토대 연구팀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쥐의 유도만능줄기(iPS)세포로 난자를 만들어 새끼 쥐를 출산하는데 성공했다.
5일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교토대 사이토 미치노리(齊藤通紀) 교수 연구팀은 이같은 실험 결과를 이날 미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인터넷판에 발표할 예정이다.
피부 세포에서 생긴 iPS 세포로 생식 능력이 있는 난자를 만들어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지난해 iPS 세포로 정자를 만든 적도 있는 만큼 사람에 응용하면 이론상으로는 정자나 난자를 만들지 못하는 남성과 여성이 피부 세포로 자신의 유전자 정보를 이어받은 아이를 낳을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사이토 교수 등은 우선 암컷 쥐의 피부로 iPS 세포를 만든 뒤 이걸로 다시 원시생식세포(primordial germ cell)를 제작했다. 원시생식세포는 정자와 난자가 되기 직전의 선조 세포이다.
이 세포와 다른 암컷 쥐의 태아에서 추출한 난소 체세포를 함께 배양한 뒤 성숙한 암컷 쥐의 난소에 이식하자 4주 후에 원시생식세포가 난자로 성장했다.
이렇게 만든 난자 163개를 건강한 수컷 쥐에서 채취한 정자와 체외 수정시킨 뒤 약 10마리의 성숙한 암컷 쥐의 나팔관에 이식한 결과 2마리가 건강한 새끼 3마리를 출산했다. 이 쥐는 다른 쥐와 교미해 다시 새끼를 낳는데에도 성공했다.
이론상으로는 장래 사람의 피부 세포로 정자와 난자를 만들어 출산할 수 있다는 의미지만 실제로는 난관이 산적해 있다. 우선 사람과 쥐의 iPS 세포는 성질이 다른 만큼 사람의 경우 원시생식세포를 만들기도 매우 어렵다.
iPS 세포를 만드는 과정에서 유전자에 상처를 낼 수도 있다. 이번 실험에서도 iPS 세포로 만든 난자가 출산에까지 연결된 비율은 자연 상태의 난자를 사용했을 때의 8분의 1에 불과했다.
생명윤리상 문제도 있다. 일본 정부는 현재 사람의 iPS 세포 등으로 생식세포를 만드는 것은 인정하고 있지만, 수정은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도시샤대의 생명 윤리 전문가인 이다 류이치(位田隆一) 특별객원교수는 "장래에 사람의 정자와 난자를 만들었을 때 어떻게 할지 지금부터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아줄기(ES)세포는 일정 단계로 발육한 수정란 정보를 고쳐서 만든 세포이고, iPS 세포는 피부 등 역할이 결정된 세포에 특정 유전자나 화합물을 도입해 수정란과 같은 상태로 돌려놓은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