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무선인터넷 시대를 연 와이브로가 이달 중 가입자 100만명 시대를 맞을 전망이다. 상용화 7년 만에 가까스로 얻은 성적표다. 가입자 100만명은 상징적 숫자이지만 씁쓸하다. 경쟁 서비스인 롱텀에벌루션(LTE) 가입자가 서비스 개시 1년 만에 1000만명을 넘어선 것과 대조적이다. 와이브로 서비스에 대한 결단이 정책적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와이브로 서비스가 더디게 성장한 이유는 간단하다. 사업자로 선정된 KT와 SKT·하나로텔레콤(2005년 사업포기하면서 와이브로 주파수 반납)이 와이브로 보다는 3G 사업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와이브로는 우리나라가 개발을 주도했고 국제표준기술로 인정받았지만 결론적으로 주파수를 할당받은 KT와 SKT가 중복투자에 부담을 느끼면서 발전하지 못했다.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 순방 때마다 대한민국 대표 정보기술(IT)이라며 자랑해 온 와이브로이지만 정작 안방에서는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다. 와이브로 서비스에 투자를 하지 않으니 가입자 수도 더디게 늘었고 적자를 면치 못하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관련 장비·단말 업체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국내 시장만 믿고 기다릴 수 없어 해외시장 개척에 나섰다. 이웃 일본은 우리보다 늦게 와이브로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가입자 수가 300만명을 넘어섰다. 단말 업체 입장에선 종주국인 우리나라보다 일본 시장에 마음이 끌린다.
지난해 5월 가입자 50만명을 넘어선 후 1년 반 만에 100만명 고지에 오르긴 했지만 시장규모면에서는 아직 사업성이 떨어진다. 더욱이 LTE 등 경쟁서비스는 더욱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어 가입자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7월 이계철 방송통신위원장이 KT에 와이브로 사업을 하기 싫으면 주파수를 반납하라고 했다. 사업에 미온적인 기존 사업자보다는 제3의 사업자에 주파수를 할당해 소비자가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