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프와 지분 투자 협상을 벌이고 있는 대만 혼하이가 핵심 사업인 중소형 LCD 패널 사업을 넘기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7일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은 혼하이가 출자 조건으로 샤프의 중소형 LCD 패널 사업을 분리한 뒤 양사의 합병 회사로 만들자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또 주요 경영진도 혼하이 인력으로 교체할 것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이나 아이패드 등 태블릿 PC에 장착되는 중소형 LCD는 샤프 재건 계획의 핵심이다. 앞서 샤프는 이를 생산하는 미에현 가메야마 공장 등을 전면 가동해 2013 회계연도(2013년 4월∼2014년 3월)에 1212억엔의 영업수지 흑자를 내겠다고 밝혔다.
혼하이는 이미 대형 LCD 패널을 만드는 샤프 사카이 공장 운영 회사의 지분도 37% 장악했다. 이번 투자로 대형에 이어 중소형 액정 패널을 모두 가져가려는 의도라는 게 일본 언론의 분석이다.
이 같은 혼하이의 새 요구는 당초 200억엔을 투자해 샤프 지분 9.9%를 넘겨받는 두 회사의 협상을 원점으로 되돌릴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더욱이 혼하이는 이에 앞서 샤프에 지분 인수 투자액을 깎자며 재협상을 요구한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샤프는 다른 자구책으로 미국 반도체 회사인 인텔사와 수백억엔 규모의 전환사채(CB) 인수 교섭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샤프의 최첨단 액정 패널(IGZO)과 인텔의 반도체를 탑재한 경량 노트북 `울트라북`을 공동 개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샤프가 이 외에도 복수의 미국 IT 기업과 액정 패널 장기 공급 교섭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