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넘치는 구글·아마존 "돈 빌려가세요"

구글과 아마존이 막대한 현금유보금을 고객 대출에 활용하기로 했다.

8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구글은 이날부터 영국에서 자사 광고 서비스 `애드워즈(Adwords)`를 구입할 수 있는 신용카드 발급을 시작했다. 미국과 세계 각국으로 서비스를 확대한다.

매월 최소 200달러에서 최대 10만달러까지 사용할 수 있는 이 신용카드를 이용하면 구글 검색결과 옆에 광고가 노출되도록 할 수 있다. 일반 신용카드보다 낮은 8.99(미국)~11.9%(영국)의 이자율을 적용한다.

이는 돈이 없어 광고를 하지 못하는 잠재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것이다. 구글은 지난해 이 서비스를 시범 운용, 광고 매출을 늘릴 수 있다고 확인했다. 구글은 정규 서비스를 도입할 경우, 지난해 370억달러였던 광고 매출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아마존은 9월 말부터 자사 사이트 입점 업체를 대상으로 단기신용대출 서비스를 시작했다.

`아마존 렌딩`이라는 이 서비스는 최대 80만달러를 대출해준다. 이자율은 구글보다 다소 높은 13% 내외다. 입점업체는 이 돈으로 아이템 구매를 늘릴 수 있다.

가격경쟁을 위해서는 대량구매를 해야 하는 입점업체들은 아마존의 신규 서비스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아마존 입점업체 오즈보(OZBO)의 조슈아 우드 부사장은 “온라인몰은 결국 규모의 경쟁”이라며 “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금융서비스 도입을 절대적으로 환영한다”고 말했다.

구글과 아마존이 잇따라 금융서비스에 나선 것은 막대한 현금유보금을 활용해 매출을 늘리기 위해서다. 현재 구글은 417억2000만달러(46조3600억원), 아마존은 49억7000만달러(5조5200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인터넷 산업 양대산맥인 구글과 아마존이 선도적으로 도입한 금융서비스가 다른 업체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미국 스타트업 `캐비지(KABBAGE)`라는 업체는 아마존보다 먼저 온라인몰 입점업체를 대상으로 한 금융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