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은 게임 산업의 위기가 아닌 기회

“스마트폰 등장으로 게임을 하지 않았던 사람이 게임을 합니다. 처음에는 가볍고 간단한 게임만 즐기던 사람도 결국 복잡하고 수준 높은 게임을 원하게 될 것입니다.”

팀 스위니 에픽게임스 대표
팀 스위니 에픽게임스 대표

팀 스위니 에픽게임스 대표는 스마트폰 붐은 게임 시장의 위기가 아니라 기회라고 진단했다. 게임을 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새로운 소비자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스위니 대표는 에픽게임스의 창업과 기술 혁신을 이끈 핵심 인물로 신화적 게임 개발자다. 에픽게임스가 개발한 언리얼 게임 엔진은 세계 최고의 게임 개발 솔루션으로 유명하다. 그가 8일 한국국제게임콘퍼런스 2012 기조강연을 맡아 한국을 찾았다.

스위니 대표는 `앵그리버드` `애니팡` 등 가벼운 스마트폰 게임이 게임을 하지 않았던 사람들까지 게임을 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스마트폰과 최고급 PC의 격차는 점차 줄어들어 5년 안에 같아질 것”이라며 “가벼운 캐주얼 게임 시장과 하드코어 게임 시장이 공존해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느 하나에 집중하기보다 각각의 이용자와 시장에 맞는 맞춤형 게임을 개발하라는 조언이다.

스위니 대표는 “한국 게임의 경쟁력이었던 온라인게임 개발과 부분 유료화 판매 전략이 최근 2~3년간 세계 시장에 퍼졌다”며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에픽게임스는 지난 6월 중국 최대 인터넷기업 텐센트와 전략적 투자 계약을 맺었다. 20여년간 기업공개 없이 독립적으로 회사를 운영해왔던 이 회사로선 이례적인 결정이다. 그는 “텐센트의 투자가 다른 회사와 달랐던 것은 온라인과 모바일 분야에 비전이 같았기 때문”이라며 “마치 2만여명의 새 직원이 생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스위니 대표는 에픽게임스가 최고의 개발사로 자리잡은 비결에 대해 `최고의 게임 개발자`를 뽑아 게임과 엔진을 동시에 개발한다는 원칙 덕분이라고 밝혔다. 20년째 지킨 원칙이다.

스위니 대표가 말하는 최고의 게임 개발자는 전공이나 학력과 무관했다. 그는 “열정을 가지고 단순한 게임이라도 끝까지 만들어 본 경험이 있어야 한다”며 “직업을 넘어서 게임 개발 과정 자체를 즐기는 사람이 최고의 개발자”라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