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선주자, 최대 이슈 `경제성장` 주목해야

대선 후보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오는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본격적인 정치 시즌으로 돌입하면서 주요 후보가 표심을 잡기 위해 두 팔을 걷어붙였다. 차기 국정 운영을 위한 정책 지표도 하나둘 나오고 있다. 내년 국정 어젠다가 최대 관심사인 가운데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유의미한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대한상의가 전국 5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10개 기업 가운데 8개 기업꼴로 대선 최우선 과제를 `경제성장`으로 꼽았다. 80.8%라는 압도적인 응답률을 기록했다. 함께 거론된 `일자리 창출` `경제 민주화` `복지 확대` 등 다른 이슈는 응답률이 채 10%를 넘지 못했다.

이번 조사는 몇 가지 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부분 기업이 경제성장을 꼽은 것은 그만큼 세계경제 회복세가 더딜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섣부른 경기 낙관이 오히려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기업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수출과 내수 부진에 시달리면서 경제성장이 차기 이슈로 급부상한 것이다. 무엇보다 일선 산업현장에 있는 기업의 솔직한 목소리라는 점이 주목된다.

사실 일자리 창출, 경제 민주화, 복지 확대 모두 차기 정부의 중요한 현안이지만 경제성장의 종속 변수일 수밖에 없다. 이들 이슈는 경기가 살아나지 못하면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주요 기업이 성장을 일순위로 꼽은 배경도 이 때문이었을 것이다.

대선주자도 이를 잊지 말아야 한다. 지금이라도 불필요한 이념 논쟁과 선심성 정책 공약을 자제하고 경제성장을 위한 현실적인 정책 수립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수출·내수 모두 곤두박질치는 상황에서 경기가 더 추락하지 않도록 대내외 불안 요인을 제거할 수 있는 쪽으로 힘을 모야야 한다. 대선 과정에서 기업 활력을 높이고 경제를 성장시킬 세부 정책 방안이 나와야 한다. 경제성장을 전제하지 않는 정책 공방은 속 빈 강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