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미디어 시대가 열린다]<2>큐레이션과 가치있는 정보

강학주 이투커뮤니케이션즈 대표(khj@estorylab.com)

무수히 많은 사람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내에서 정보를 나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일상을 이야기하고 업무와 관련된 자료를 공유한다. 재미있거나 혹은 놀라운 정보·유머·이슈를 SNS에 업 로드하는 등 다양한 콘텐츠를 끊임없이 서로 즐긴다. 이는 웹2.0과 웹3.0 시대를 거치면서 사회적 분위기가 개방되고 스마트 기기로 시공간 제약 없이 누구나 온라인 접속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극히 주관적인 정보 획득, 큐레이션 활동으로 공유된 콘텐츠가 과연 `가치 있는 정보`가 될까? 큐레이션은 복잡한 커뮤니케이션 속에서 일어나는 욕구(Wants)와 요구(Needs)에서 출발한다. 자신이 원하는 정보와 필요한 정보를 재조합하고 공유가 가능하다는 점이 큰 매력이다.

하지만 단순히 정보를 재편성하는 형태는 한계가 있다. 만약 큐레이션 활동을 하더라도 다른 사람의 관심을 끌어낼 수 있는 요소가 적다면 콘텐츠를 공유하는 사람은 물론 공유된 콘텐츠 역시 `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

`큐레이션` 저자 스티븐 로젠바움은 큐레이션을 정보 과잉 시대 돌파구라고 지칭하며, `검색 시대는 끝나고 큐레이션 시대가 왔다`고 선언했다. 단순히 정보를 모으고 취합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큐레이션 자체가 의미 있는 활동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재구성된 정보는 다시 다른 사람에게 전달(공유)되고 그들에게 의미뿐 아니라 가치를 제공해줄 수 있어야 한다. 스티븐 로젠바움은 이를 `고된 고급 작업`이라고 언급했다.

마찬가지로 큐레이션이 온전하게 자리잡기 위해서는 정보를 재구성하는 사용자(큐레이터)에게도 가치 있는 활동이 되어야 한다. 자신이 큐레이션한 정보가 더 많은 사람에게 공유되고, 처음 정보를 생산한 사용자도 공유된 정보만큼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큐레이션된 정보 자체가 가치를 얻어 저널리즘, 나아가 매체 혹은 미디어로 성장해야 한다. 남들이 보기에 예쁜 이미지를 모으는 취미 활동을 큐레이션이라고 국한한다면 그 가능성을 너무 저평가하는 것이다. 물론 취향이나 관심사가 다를 수 있지만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욕구와 큐레이션된 정보가 가치를 갖는다면 미디어로도 전혀 손색이 없다.

가령 IT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이 관련 분야 논문과 전문 자료 등을 지속적으로 큐레이션해 공유하면 동종분야 사람은 팬이나 팔로어, 이웃이 되어 그의 활동을 따른다. 이렇게 되면 콘텐츠뿐 아니라 큐레이터 역시 가치를 얻어 더 많은 구독자가 생기고 결국 콘텐츠를 중심으로 미디어 파워를 갖는 것이다.

현재는 큐레이션된 콘텐츠와 콘텐츠를 큐레이션한 사용자(큐레이터) 가치를 인정하고 가치를 부여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완전히 정립되지 않았다. 하지만 자연스럽게 가치 있는 콘텐츠와 큐레이터를 발견하고 콘텐츠를 중심으로 미디어적 영향력이 확대된다면 제3세대 SNS 큐레이션 시대가 주목 받을 것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