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보다 면적이 100배나 넓은 미국에서 당일배송을 한다면.`
초고속인터넷처럼 한국에선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외국에선 구경하기도 힘든 서비스가 많다. 그 중 하나가 `당일배송`이다. 우리나라에선 당일배송을 넘어 `3시간 배송`이 이미 수년 전부터 일상화돼 있다. 하지만 미국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한국(9만9720㎢)보다 미국(982만6675㎢)이 98.5배나 넓기 때문이다.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지던 미국 내 당일배송이 요즘 미국 유통가 화두가 되고 있다. 인터넷으로 즉각적인 만족을 얻고 싶어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추수감사절부터 크리스마스-연말연시로 이어지는 `홀리데이 쇼핑 시즌`에서 당일배송이 유통가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당일배송에 관심이 집중되는 분위기다.
세계 최대 유통체인 월마트가 미국 일부 지역에서 당일 배송 시범서비스 `월마트 투 고(walmart to go)`를 시작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0일 보도했다. 오전에 월마트 온라인몰에서 주문하면 당일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비용은 10달러고 우선 북 버지니아, 필라델피아, 미네아폴리스 지역에서 시범 운영된다. 배송은 UPS가 담당한다.
월마트는 아마존을 직접 겨냥했다. 아마존이 미 전역에 당일배송 인프라를 구축하면 월마트 오프라인 매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아마존은 현재 미국 10개 도시에서 8.99달러에 당일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를 미 전역으로 확대하기 위해 향후 3년간 12억6500만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지난해 온라인 매출은 월마트 49억달러, 아마존 480억달러다.
8월 초에는 이베이가 타깃, 노드스톰, 월그린스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와 손잡고 `이베이 나우`라는 당일배송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시범 운영한 바 있어 미국 유통가가 당일배송 전쟁에 돌입할 전망이다. 관건은 누가 효율적인 물류시스템을 구축하느냐다. 월마트는 기존 매장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새로 물류기지를 건설해야 하는 아마존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봤다.
수차리타 멀프루 포레스터리서치 연구원은 “유통업체들이 어떻게 경제적인 당일배송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면서 “당일배송에는 믿을 수 없이 많은 비용이 든다”고 부정적 견해를 나타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