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국내 제조업 경기가 빠른 속도로 나빠지고 있다.
10일 지식경제부와 산업연구원이 제조업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3분기 제조업 시황지수는 84로 전 분기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BSI 지수가 100보다 크면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보는 기업이 많은 것이고, 100보다 작으면 경기가 악화된다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BSI 전망지수가 기준치(100)를 하회한 것은 3분기 만이며, 실적지수는 지난해 3분기부터 5분기 연속 내려가고 있다.
반도체·자동차 등 조사 대상 업종 대부분이 전 분기에 비해 3분기 실적이 저조하다고 답변했다. 3분기에 IT·자동차 업종 계절적 수요가 몰리는 것을 감안하면 경기 상황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는 셈이다. 반도체 업종은 BSI지수 68, 자동차는 73으로 나타났다.
내수·수출 시장 모두 전 분기에 비해 BSI지수가 하락했다. 부문별 BSI지수는 매출 85, 내수 85, 수출 86, 경상이익 81을 기록했다.
4분기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전망하는 기업도 많지 않다. 4분기 BSI지수는 95로 3분기보다 체감 경기가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전자 등 IT 업종은 4분기에 소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나 섬유·조선 등 대부분 업종은 3분기보다 나빠질 것으로 추측된다.
증권업계 전문가는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세계 경기 불안이 증폭돼 우리 경제에도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업계 체감경기 정체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세계 경기회복 지연, 국내 소비심리 둔화 등으로 인해 수출·내수 모두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IMF는 최근 올해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을 3.5%에서 3.3%로 하향조정했다. 국내 기업들도 실적 전망을 당초보다 보수적으로 수정하는 분위기다.
정대진 지경부 산업경제정책과장은 “경기 전망 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해, 실물경제 현안 점검 및 현장 목소리 청취를 위한 노력을 강화하고 기업애로 해소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적극적인 수출확대 및 내수활성화 정책을 병행해 정부차원에서 경제 성장 회복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분기별 BSI지수 추이
*자료 : 지식경제부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