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기업 애플·페이스북, 세금 안내려 이런 짓을…"경악"

글로벌 기업 절세 전략 도마…'세금 없이 운전'

페이스북, 애플 등 글로벌 IT기업들의 절세 전략이 비도덕적인 조세 회피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법인세율이 낮은 아일랜드, 룩셈부르크 등으로 본사를 이전해 실질적으로 수익을 올리는 영국 등의 나라에선 세금을 전혀 내지 않는 식이다. 관련 나라들은 `세금도 내지 않고 차를 모는 격`이라며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11일 가디언 등 주요 외신은 페이스북이 지난해 영국에서 1억7500만파운드(약 3120억원) 매출을 올렸지만 법인세는 23만8000파운드(약 4억2000만원)만 납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일이 가능한 이유는 영국보다 법인세율이 훨씬 낮은 아일랜드 더블린의 국제본부로 본사 주소를 이전, 수백만파운드의 세금을 피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영국 법인 직원에게 지급한 연봉도 약 10만파운드가량 축소해 기재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세무전문기관 택스리서치의 리처드 머피는 “영국은 얻은 것도 없이 이용당했으며 세금만 우대해준 꼴이 됐고 아일랜드가 모든 혜택을 다 가져갔다”고 비판했다.

페이스북뿐 아니다. 아마존 역시 탈세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아마존은 2010년, 2011년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영국 납세자 운동단체인 납세정의네트워크의 리처드 머피 회장은 “아마존 영국법인이 정상적으로 법인세를 냈다면 2010년만 해도 3500만파운드(약 630억원)에 달했을 것”이라며 “유럽 거점을 룩셈부르크로 옮긴 것도 탈세 수단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애플 역시 마찬가지다. 룩셈부르크에 유럽 지사를 두고 있는데 애플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표식은 `아이튠스`라는 우편함뿐이다. 뉴욕타임스는 “애플이 명목뿐인 회사를 통해 아프리카, 유럽, 중동에서 아이튠스를 통해 다운로드되는 노래, TV쇼, 앱을 룩셈부르크에서 판매한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기업의 절세 전략은 불법은 아니지만 비도덕적이라는 비난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하원 재무위원회 소속 존 맨 의원은 “이들은 인터넷 기반시설의 혜택은 톡톡히 보면서 이에 대한 투자는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납세자연맹의 매튜 싱클레어는 “지나치게 많은 기업이 납세 시스템의 구멍을 이용해 세금을 줄이고 있다”며 “모든 사람이 공정하게 세금을 내고 있다는 확신을 주려면 조세제도를 긴급히 손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