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규제에 멍든 '한류 만화', 일본 진출했더니…

우리나라 만화가 일본 시장에 진출한다. 각종 규제로 위축된 국내 만화 산업계에 일본이라는 새 활로가 열린다. 정부까지 지원하면서 만화가 차세대 한류 콘텐츠로 성장할 기틀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됐다.

NHN(대표 김상헌)은 일본 네이버에서 서비스하는 웹툰이 현지 출판사를 통해 단행본으로 곧 나온다고 11일 밝혔다.

NHN은 지난해 12월부터 네이버재팬에서 한국 웹툰 60편을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현지 반응이 좋아 6편을 더 늘렸다. NHN 웹툰 관계자는 “현지 반응이 좋아 일본 출판사 세 곳과 단행본 논의 중”이라며 “웹툰 작가들에게 새로운 해외 진출 플랫폼을 만들었다는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NHN은 서비스 중인 웹툰의 일본어 번역을 100% 지원한다.

정부도 민간 기업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은 일본 출판사와 한국 만화가를 이어주는 지원 사업에 나섰다. 일본에 진출할 국내 만화 작가 20여명을 선정해 만화 원고 번역, 출판사들 반응을 연결해주는 등 원활한 활동을 돕는다. 지난 6월 일본 만화출판사 편집장들과 한국 만화가의 만남을 주관했다. 국내 작가들이 일본의 만화 시스템을 이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 사업도 진행했다.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일에는 한일 만화 작가 10여명이 참여한 `한일 문화 교류 축제`에서는 한일 만화 산업의 미래에 대한 열띤 토론이 열렸다.

김병헌 한국만화영상진흥원장은 “일본 편집장들이 한국작가의 스토리텔링 능력과 한국적 소재에 관심이 높다”며 “좀 더 본격적이고 다각적인 시도로 국내 우수 작가들의 활동 무대를 넓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석환 만화평론가는 “양경일, 윤인완, 박성호, 박무직 작가 등이 좋은 성과를 냈다”며 “민간과 정부가 나서서 만화 산업을 지원하는 것은 만화 산업의 미래가 밝단 뜻으로, 앞으로도 일본 진출은 성장세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은 세계 시장 약 30%를 점유하는 만화 강국”이라며 “세계 만화 유통의 출입구인 일본에서 성공하면 싸이의 강남스타일처럼 세계적 작품이 나올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