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IP시장 규모 미국 13분의1에 불과

우리나라 지식재산(IP)서비스 시장 규모가 미국 13분의 1, 일본 4분의 1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09년 수치로 이후 `특허 괴물(Patent Troll)` 등 지식재산회사(NPE) 공세가 삼성·애플 특허전쟁이 발발해 격차가 더 벌어졌을 것이란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미래성장 동력원으로 기대되는 IP서비스 경쟁력을 높이지 않으면 우리 시장을 외국기업에 고스란히 내줄 수 있다는 우려다.

특허청과 한국지식재산서비스협회가 처음 조사한 `해외 지식재산서비스산업 시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기준 미국과 일본 IP서비스 시장규모는 각각 4조3300억원과 1조3676억원으로 우리나라의 3377억원과 비교해 각각 12.83배와 4.05배 컸다.

우리나라와 주요국 IP서비스 시장규모를 비교한 것은 처음이다. 각국 IP서비스 시장 산업분류가 명확치 않아 지식서비스 시장규모를 기초 데이터로 전체 시장을 추정했다. IP시장 규모 지표, IP활동 인프라 지표, IP 활동 지표에 국별 가중치를 적용했다. 특허소송 배상액은 포함하지 않았다. 요소별 가중치를 둔 결과, IP시장은 미국과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각각 25배와 7.1배 컸다. IP활동 인프라 시장도 9.3배와 2.6배, IP활동 시장은 4.9배와 2.4배 컸다. IP관련시장은 지식서비스업과 전문과학기술·사업지원 서비스업 등으로 우리나라 서비스산업 경쟁력이 약한 게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시장규모 차이 배경으로 특허의 `가치(금전적)`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인식이 문제란 지적이다. MP3플레이어 원천특허가 일례다. 벤처기업 디지털캐스트는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이 기술로 3조원 이상 로열티 수익을 올릴 수 있었지만 유사제품 출시와 특허 무효소송으로 권리범위가 축소된 후 특허료 미납으로 소멸돼 수익을 챙기지 못했다. 심영택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초빙교수는 “특허소송 무효율이 높은데다가 배상액도 너무 낮다.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자 발명가는 특허를 대충 내고 소송을 걸어도 변호사 비용조차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악순환이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심 교수는 우리나라 특허 무효율이 80%로 미국의 35%에 비해 크게 높고, 소송 배상액은 중간값 기준으로 5500만원으로 미국의 1000만달러(약 110억원)와 비교해 크게 낮다고 전했다. 소송을 걸어도 승소하기가 힘들고, 어렵게 승소해도 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 민승욱 아이피큐브파트너스 대표는 “IP가 돈(수익) 되는 비즈니스로 바뀌어야 한다”며 “그래야만 인재가 이쪽으로 온다. 지금은 인재풀이 너무 약하다”고 앞으로의 경쟁력을 우려했다.

장기적으로 시장을 키우지 못하면 해외에 그대로 내줄 수 있다는 우려다. 서주원 이디리서치 사장은 “특허 연차료 시장은 한국에 진출한 C사가 세계시장의 60% 가량을 점유한다”며 “우리가 경쟁력을 갖지 못하면 외국기업이 자체 네트워크를 활용해 우리 시장을 점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표】2009년 기준 한·미·일 3국 지식재산서비스 시장 규모(단위:억원)

※자료:특허청·지식재산서비스협회

【표】국가간 가중치로 본 지식재산서비스 시장 상대 규모 (한국=1 기준)

※자료:특허청·지식재산서비스협회

한국 IP시장 규모 미국 13분의1에 불과

한국 IP시장 규모 미국 13분의1에 불과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