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막봉지(Thin Film Encapsulation) 기술이 플렉시블(휘어지는)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의 승패를 좌우할 기술로 각광받으면서, 어떤 기술이 시장을 선점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가장 오랜 시간이 걸리는 병목 공정이라고 불릴 만큼 중요한 공정이지만, 현재 양산이 가능한 수준까지 오른 기업은 없다. 무주공산인 상황에서 주도권을 쥐게 되면 향후 급성장할 플렉시블 시장을 장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박막봉지 공정 중 바이텍스 기술이 유력하게 검토되지만 라이선스를 확보한 기업이 여럿 있는데다 또 다른 기술까지 경합을 벌이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AM OLED로 휘어지거나 깨지지 않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름 형태의 봉지 공정을 거쳐야 한다. AM OLED의 유기물은 수분과 산소에 취약해 이들의 침투를 막아야 하는데, 기존 유리봉지나 금속 봉지로는 플렉시블을 구현할 수 없어서다.
박막 봉지 기술로는 두 가지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하나는 바이텍스라는 기업이 원천기술을 보유한 기술이며, 또 하나는 원자층증착 (ALD, Atomic Layer Deposition) 기술이다.
패널 업체들은 두 기술 모두를 검토하고 있어 아직 확실한 승자는 없는 상황이다.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깨지지 않는 디스플레이에서 접을 수 있는 디스플레이까지 단계를 거쳐 발전하며 고속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다. 접는 디스플레이까지 상용화될 2020년에는 2015년의 10배 이상 성장이 예상될 정도다. 이 시장을 둔 양대 진영의 치열한 싸움이 일어날 전망이다.
바이텍스 기술은 필름과 유기물·무기물 층을 번갈아 쌓아 수분과 산소 투입을 어렵게 하는 방식이다. 완벽한 차단이 되지 않는다는 것과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가 해결과제로 남아있다.
이 기술은 현재 삼성디스플레이, 선익시스템, 에스엔유 등이 보유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해 말 원천기술 보유 기업인 바이텍스로부터 특허권을 매입해 기술을 확보했다. 선익시스템 등은 삼성의 특허 매입 전 바이텍스로부터 라이선스를 받아 개발했다.
또 하나의 기술인 ALD는 상대적으로 많은 기업들이 개발하고 있다. 바이텍스 라이선스가 없는 기업들은 대부분 이 기술로 시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반도체 분야에서 ALD 장비 개발에 성공한 원익IPS도 이 기술을 활용해 OLED 분야로 사업 확대를 추진 중이다.
이 기술은 원자층 단위로 층을 쌓아올려 수분과 산소 침투를 완벽하게 막는 공정이다. 한층한층 쌓는 것이 어렵지만 적은 층수만으로 유기물을 보호할 수 있어 공정 시간이 바이텍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다는 이점이 있다.
전자부품연구원 이정노 센터장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에서 박막봉지 공정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전체 공정 중 소요되는 시간이 가장 길어 병목 공정으로 불리기 때문에 기술력을 확보하면 시장을 장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