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금까지 인터넷을 `규제의 대상`으로만 바라봤습니다. 아쉽게도 인터넷에서는 국경을 쌓고 싶어도 쌓을 수가 없고 억지로 막으려 해도 막을 수 없습니다.”
!["셧다운제? 인터넷은 `글로벌 표준` 따라야"](https://img.etnews.com/cms/uploadfiles/afieldfile/2012/10/16/341111_20121016161200_621_0001.jpg)
법률과 IT `융합 전문가`로 유명한 강민구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한국정보법학회 공동회장)는 현행 인터넷 규제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존 잣대로 열린 인터넷 세상을 재단하려다 보니 시대에 맞지 않는 정책이 나온다는 말이다.
강 판사는 “공인인증서나 액티브X 등 인터넷을 잘 몰라서 생기는 갈라파고스 같은 규제가 많다”며 “게임 셧다운제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그는 “셧다운제보다 게임 과몰입 예방과 치료를 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
강 판사는 단기적 시각의 규제보다 글로벌 표준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판사는 “당장 글로벌 표준이 손해인 것 같아도 결과적으로는 이득”이라며 “앞으로 10년 후에는 인터넷 통제와 규제가 완화되고, 글로벌 표준이 인터넷 생태계에 자리 잡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로스쿨 인력이 늘어나면 인터넷에서 벌어지는 분쟁도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기틀이 마련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인터넷에서 일어나는 문제에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판사는 “인터넷은 치외법권이 아닌데 대면 과정이 없다고 범법행위가 종종 일어난다”며 “특히 학생들에게는 경제교육 못지않게 인터넷 교양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 판사는 인터넷의 `글로벌 표준`도 세계적 흐름에 맞게 가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40여명의 판검사, 교수 등과 함께 `인터넷, 그 길을 묻다`라는 책을 펴냈다. 강 판사는 “한국의 인터넷 역사와 미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책으로 법을 집행하는 행정가들, IT산업 종사자들, 신세대 법조인들에게 권한다”며 “미래 인터넷의 먹거리가 가득한 책”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강 판사가 집필을 총괄한 이 책은 만들 때 구글 독스와 카카오톡을 이용했다. 교수 세 명, 판사 네 명이 편집위원이 돼 6개월 만에 완성하는 데 힘을 보탰다. 주요 국가의 인터넷 정책, 한국 인터넷의 역사, 글로벌 네트워크뿐 아니라 저작권, 개인정보, 보안 등 법률 이슈를 포함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