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의 體認知]<195>수석(首席)과 초석(礎石):`수석`도 `초석`을 쌓아야 가능하다!

수석(首席)을 차지한 사람은 초석(礎石)을 마련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수석은 거저 주어지는 영광이 아니다. 수석은 부단한 자기 연마로 초석을 철저하게 만드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얻은 땀과 눈물의 결과다. 초석은 기초가 되는 돌이다. 기초가 흔들리면 그 위에 아무리 훌륭한 노력을 해서 쌓아도 무너질 수 있는 사상누각(沙上樓閣)이 될 수 있다. 초석이 흔들리면 정석(定石)도 탄생되지 않는다. 정석은 튼튼한 초석 위에 무수한 시행착오를 거쳐 탄생하는 문제 해결의 일정한 방식을 의미한다.

정석으로 모든 사람에게 통용되려면 다양한 포석(布石)을 놓아야 한다. 포석은 앞날을 위해 미리 손을 써 준비하는 노력을 뜻한다. 포석을 잘 못하면 초석을 아무리 잘 놓았어도 사람을 끌어들일 수 있는 자석(磁石)이 될 수 없다. 초석 위에 지속적으로 포석을 잘해야 사람들을 일정한 방식으로 문제풀이 과정에 참여시켜 정석을 마련할 수 있다. 각각의 분야에서 나름의 정석이 발달되어 있다. `수학의 정석`이라는 책이 있듯이 수학 문제 풀이에도 가장 정확한 방법이나 방식을 뜻하는 정석이 있다.

초석 위에 정석을 만들어 가다 보면 반석(磐石)이 세워진다. 반석(盤石)은 사물, 사상, 기틀 따위가 아주 견고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반석은 바람이 아무리 불어도 흔들리지 않는 바위처럼 기초, 토대, 의지 따위가 견고하거나 견실함을 뜻한다. 흔들리지 않는 반석은 오랜 기간 끈질긴 노력으로 정초(定礎)한 초석 위에 세워진다. 누구나 따라서 시도할 수 있는 정석이 생기면 어지간한 세파에도 흔들리지 않는 반석이 될 수 있다.

반석이 되면 가치, 능력, 역량 따위를 알아볼 수 있는 기준이 되는 기회나 사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시금석(試金石)이 될 수 있다. 시금석은 본래 귀금속을 문질러 그 품질을 알아보는 데 쓰는 검은 빛깔의 단단한 돌을 가리킨다. 이 단어가 전의(轉義)해 어떤 사물의 가치나 어떤 사람의 능력 등을 평가하는 데 기준이 될 만한 사물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 되었다. 초석을 놓아 반석이 되고 정석으로 통용되어 마침내 시금석이 되면 여러 가지 주석(註釋)이 따라붙고 해석(解釋)을 시도한다.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