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이야기]가을 손편지를 잘 쓰려면

완연한 가을이다. 길거리에는 어느새 은행잎이 뒹굴고, 전국의 산은 단풍으로 물들고 있다. `낙엽 타는 냄새같이 좋은 것이 있을까. 갓 볶아 낸 커피의 냄새가 난다`로 시작하는 이효석의 `낙엽을 태우면서`가 저절로 떠오르는 계절이다. 이렇게 떨어지는 낙엽을 보면 누구나 뭔가를 쓰고 싶어진다. 바로 편지다.

편지란 특정한 사람에게 나의 생각이나 용건, 혹은 안부 같은 것을 글로 적어 전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요즘처럼 휴대전화가 보편화되고, 이메일이 대중화되면서 손으로 편지를 쓰는 사람은 드문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손편지는 장점이 참으로 많다. 따뜻한 편지는 천만금의 돈보다 가치 있고, 높은 명예나 지위보다 더 값지다고 말할 수 있다.

편지를 잘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정사업본부와 한국편지가족에 따르면 당연한듯하지만 무엇보다 독서를 많이 해야 한다. 책을 많이 읽으면 누구든지 글을 써보고 싶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책에서 기억되는 구절이나 느낌을 편지글에 몇 줄씩 인용해 쓴다면 훨씬 품위 있고 교양 있는 글이 되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또 정다운 마음을 가져야 한다. `고운 사람 미운 데 없다`는 속담처럼 고맙고 정답게 생각하는 마음을 갖고 글을 쓰면 흐뭇하고 아름다운 이야기가 엮어지기 마련이다. 일기를 꾸준히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하루를 반성하고 그에 따른 생활을 계획하기 때문에 글 쓰는 힘을 기르고, 사고력, 통찰력, 비판력 등을 기를 수 있다.

편지쓰기에 자신감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편지는 문학하는 일이나 그림 그리는 일처럼 전문성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평소에 습관적으로 하는 말처럼, 또는 종이에 낙서하듯이 쉽게 쓸 수 있다. 편지는 미사여구로 꾸며 쓴다고 훌륭한 편지는 아니다. 자기의 솔직한 마음, 정다운 마음이 담기면 좋은 편지다.

마지막으로 우리말, 우리글에 애착심을 가져야 한다. `어머님전상서`와 `뵙고 싶은 어머니께` 중 어느 것이 더 정답고, 아름다운가. 쉽고 자랑스러운 우리말을 두고 일부러 까다롭고 불편한 한자말이나 외래어, 외국어를 쓰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