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컴퓨터로 독감 예방 백신을 다운로드 받는다. 그리고 직접 집에서 백신 주사를 놓는다” “심지어 당뇨병 환자가 집에서 인슐린약을 인터넷으로 다운받아 직접 투약한다”
거짓말 같은 이런 꿈 같은 일을 실제로 연구하는 학자들이 있다.
디 애틀란틱, 와이어드, 매셔블 등 미국의 언론과 IT매체들은 미국 저명한 유전학자 J.크레이그 벤터 등 과학자로 이뤄진 연구팀이 독감 예방 백신이나 약을 디지털 데이터로 전환해 컴퓨터로 전송하고, 이를 다운로드받아 생화학용 3D프린터를 활용, 실제 백신이나 약으로 전환하는 연구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크레이그 벤터는 매년 노벨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는 인간 제놈 연구분야 저명 과학자 중 한사람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크레이그 벤터는 `디 아틀란틱`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일이 머지않은 미래에 가능해질 것”이며 “실현되면 전염병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프로젝트를 가능하게 하는 DNA용 3D프린터, 즉 생화학적 순간 이동기(Teleporter) 개발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뉴욕에서 열린 `와이어드 헬쓰 컨퍼런스`에서 자신의 연구팀이 현재 생화학 순간 이동기를 테스트 중이라고 밝혔다.
크레이그 벤터는 “우리는 단백질, 바이러스, 인간 세포를 빛의 속도로 전송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며 “머지않아 생물학 정보를 디지털화해 원격 전송하는 게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염병 바이러스를 전자기파로 얻었으며, 조만간 예방 백신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이 같은 놀라운 일이 실제로 벌어진다면 의료계는 상상치못할 혁명적인 변화의 시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와이어드`는 벌써 디지털화된 예방 백신이나 처방약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고 나섰다. 만일 예방 백신이나 치료약을 가장한 약이 e메일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무분별하게 배포될 경우 사람의 생명에 큰 위협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비록 가짜 백신이나 약이 아니더라도 디지털로 전환되어 전송되는 과정에서 아주 작은 변화가 생겨 사람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다.
설령 벤터 연구팀이 생화학 순간 이동기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의료 당국이 이를 허용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