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미디어 시대가 열린다] <4> 열린지성과 기업생태계

강학주 이투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위키피디아의 한글판 `한국어 위키백과`가 올해 10월 11일로 출범 10주년을 맞았다.

위키피디아는 누구나 편집할 수 있는 웹 기반 자유 콘텐츠 백과사전이다. 위키피디아의 열린 집단지성으로 시작된 웹 생태계 변화는 소셜을 만나 기업생태계까지 이어졌다.

[위키미디어 시대가 열린다] <4> 열린지성과 기업생태계

해외에서는 고객지원과 협업, 신규서비스 개발에 소셜미디어를 많이 활용하고 이중 고객과 협업 모델로 접근하는 사례가 속속 관찰되고 있다.

소셜을 활용한 협업과 집단지성은 기업과 공공기관에 더 크고 새로운 가치를 제공한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스타벅스다. 스타벅스는 `아이디어(IDEA)`라는 소셜 서비스로 고객에게 새로운 제품 개발과 아이디어를 얻고 있다. 아이디어 취합 단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행에 옮기고 제품화해 많은 참여와 호응을 이끌어냈다.

신제품을 만들거나 신규서비스를 시작할 때는 많은 리소스를 투입해야 한다.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타당성과 실행 가능성을 분석하고 검증하며 시장성이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스타벅스는 소셜을 활용한 협업과 집단지성으로 이를 한 번에 해결했다. 게다가 고객이 올린 아이디어를 다른 고객이 평가해 좋은 평가를 받은 아이디어가 상위에 랭크되도록 조치했다. 시장 조사에서 고객 수요와 관심까지 이끌어낸 셈이다.

지금은 중단했지만 펩시도 이와 비슷한 `리프레시(Refresh)` 서비스를 내놓았다. 신제품이나 서비스 아이디어를 넘어 `기업이 어떤 활동을 하면 좋을까`로 확대시켰다. 이로써 리프레시 사이트에 쌓이는 고객 아이디어와 주제도 펩시의 사회적 활동에까지 폭넓은 범위로 확장되었다.

스웨덴 폭스바겐의 `재미이론(Fun Theory)` 캠페인도 있다. “재미는 더 나은 행동 변화를 가져온다”는 슬로건 아래 재미 요소로 친환경·친사회적 행동습관을 이끌어내는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해 마케팅 효과는 물론이고 긍정적 기업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각인시켰다. 지하철 출구를 전자피아노 계단으로 바꿔 에스컬레이터가 아닌 계단을 이용하게 한다거나 빈 병 수거함에 아케이드 게임을 접목해 재활용 습관을 늘렸다. 캠페인에 쓰인 아이디어는 모두 고객에서 얻은 것들이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소셜 협업과 집단지성을 조직 생태계에 반영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위키피디아 개념을 접목한 온라인 협업 시스템인 `서울 위키서비스`를 운영 중인 서울시가 대표적이다. 직원의 집단지성을 이용해 행정정보를 공동으로 생산하고 업무 지식을 창조하는 형태다. 이곳에 등록된 자료는 앞으로 서울시 홈페이지와 연계해 시민과 정보를 공유한다는 계획이다. 디지털 큐레이션 서비스인 `마이픽업`도 최근 리뉴얼을 단행하면서 아이디어박스를 함께 시작했다. 고객의 서비스 개선 아이디어를 듣고 이를 서비스에 직접 반영한다는 취지다.

이처럼 협업과 집단지성의 `위키` 현상은 웹 생태계와 기업생태계에 이어 앞으로도 사회 전반에 걸쳐 나타날 것이다. 다양한 진화를 관심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khj@estoryla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