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개척의 과거와 현재를 보면 수많은 실패와 역경으로 점철된 역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많은 나라들이 이를 극복하면서 우주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 나로호 3차 발사를 사흘 앞두고 각 국의 우주개발 역사를 짚어봤다.
◇`고난 극복 감동 드라마` 브라질
브라질의 우주개발 역사를 보면 나로호 두 번의 발사 실패는 아무것도 아니다.
1993년부터 로켓 자체 개발 계획을 세운 브라질은 1997년과 1999년 두 차례 로켓 발사를 시도했으나 이륙 직후 파괴되면서 실패했다.
가장 큰 비극은 2003년에 일어났다. 이 해 8월 발사를 사흘 앞두고 로켓이 폭발하면서 발사대가 붕괴, 23명이 죽고 20명이 다치는 대형 참사가 벌어진 것이다. 이 사고로 브라질은 로켓 발사 계획을 주도해온 기술진을 대부분 잃는 큰 손실을 입었다.
그러나 사고 14개월만인 2004년 10월 `VSB-30` 로켓 발사에 성공하면서 라틴아메리카 최초의 우주 개발 국가라는 감격을 누린다. 브라질은 올해 초 인공위성 발사 계획을 공개하는 등 우주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불굴의 의지` 보여준 인도·중국
지난 9월 100번째 로켓 발사에 성공한 인도는 우주개발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지만 “수억명이 가난에 시달리는 마당에 우주에 가야 하느냐”는 지속된 비판을 들었다. 인도 우주개발 예산은 올해 11억달러로 미국의 5%에 불과하다.
그러나 맘모한 싱 총리가 “나라 발전은 기술력에 달렸다”면서 우주개발에 의욕을 보이면서 로켓 발사를 강행했다. 1975년 최초의 인공위성 `아리아바타`를 발사했고 2008년에는 달 탐사선 `찬드라얀 1호`를 발사하기에 이른다. 내년에는 무인 화성탐사선을 쏘아 올릴 야심찬 계획까지 세워놓고 있다.
20세기까지만 해도 우주개발에서 평범한 국가였던 중국은 미국·러시아에 필적하는 우주 기술력을 확보하겠다는 일념으로 국가적 지원을 실시, 단숨에 세계 3대 우주 강국으로 급부상했다.
1970년 첫 인공위성 `둥팡홍 1호`를 발사했고 2003년에는 첫 자체 우주인을 배출했다. 올해 6월에는 유인 우주선 선저우 9호와 실험용 우주정거장 톈궁 1호가 도킹에 성공하면서 독자 우주정거장 시대에 성큼 다가갔다.
◇`우주 최강국`에도 고민은 있다
미국과 러시아, 일본 등은 우주기술이 가장 앞선 나라들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들에게도 고민은 많다.
명실상부 세계에서 가장 앞선 우주기술을 보유한 미국은 재정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2020년까지 달에 우주인을 보내겠다는 `콘스텔레이션 계획`을 백지화했고,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 `아틀란티스` `엔데버`를 퇴역시켰다.
대신 민간이 우주 개발 주도권을 잡도록 돕기로 하고 민간 우주택시 개발 사업에 11억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미국 과학계 등에서는 “러시아와 중국에 우주개발 헤게모니를 넘겨준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 역시 올해 초 2030년까지 매년 7조원이 넘는 돈을 투자해 우주개발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나 천문학적인 투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일찍이 1954년부터 로켓 실험에 착수해 1975년 로켓 발사에 성공하고 1994년에는 100% 자국 기술로 만든 로켓을 쏘아올린 일본이지만 `군사대국화`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로켓 기술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2008년 8월부터 시행한 우주기본법에서 자위대가 정찰위성을 방위 목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했고, 올해 6월에는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설치법을 개정해 `평화 목적`으로 활동 목적을 제한한 규정을 삭제했다.
[표] 국가별 우주개발 역사 및 현황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