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나로호 3차 발사에 거는 기대

[데스크라인]나로호 3차 발사에 거는 기대

나로호 3차 발사를 앞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원들의 눈빛이 다르다. 성공할 것 같은 예감이다.

지난 1, 2차 발사 실패 이후 600여 연구원은 실패라는 멍에를 짊어지고 그야말로 절치부심했다. 지난 2년간 입이 있어도 말 한마디 못했다.

우주 개발은 그 자체가 `위대한 도전`이다. 우주로 날리는 발사체나 위성은 99.9999% 무결점을 지향한다. 우주 상공에서는 0.0001%만 문제가 생겨도 수천억원을 들인 장비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수리는 불가능하다. 구름만 끼어도 발사를 연기하는 이유다.

나로호 발사 의미는 크다. 우리나라가 발사체 발사에 성공한 세계 10대 국가에 들어간다. 자신감에서 오는 대국민 자긍심도 엄청 높아질 것이다.

반면에 실속 측면에서 냉정하게 바라보면 이번 발사는 우주개발 과정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 이벤트에 불과하다.

발사체 세 번 쏴보고 발사 강국이라고 얘기하는 건 말이 안 된다. 그나마 발사체 1단은 러시아에서 2억달러를 주고 사왔다. 우주강국이니 우주개발 10대 국가가 됐느니 하며 샴페인을 터뜨리는 것은 일러도 너무 이르다. 이제 걸음마를 뗀 셈일 뿐이다.

일본만 해도 H2 상용로켓을 개발하며 40번 이상 실험했다. 실패도 무수히 했다. 그러한 실패 위에 오늘의 일본 우주기술을 구축했다. 지난 2010년 세계를 떠들썩하게 한 일본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의 귀환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60억㎞를 여행한 끝에 7년 만에 소행성의 흙을 채취해 돌아온 하야부사를 두고 세계는 일본의 우주기술을 재평가했다. 이 사건은 `한강 모래 속 바늘 찾기`에 비유할 만큼 정확도 면에서 대단한 사건이었다.

우리나라는 갈림길에 섰다. 우주개발 방향을 어떻게 끌고 갈지 고민할 때가 됐다. 국가 안보와 전략 차원에서 우주개발 사업을 가져갈 것인지, 아니면 응용 분야로 급전환할 것인지 검토해야 한다.

일부에서는 독자기술 개발론을 펴기도 한다. 선진국이 전략 품목인 우주기술을 절대 넘겨주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산업 측면에서 보더라도 기업들이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는 분석이다. 우주개발 참여 기업들은 정부의 현행 발주 건수로는 수지를 맞출 수 없다고 하소연한다. 인력 유지 자체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번 나로호 3차 발사 성공 가능성은 다른 때보다 훨씬 크다. 그렇다고 3차 발사가 우리나라를 곧바로 우주강국의 대열에 올려놓는 것은 아니다.

이를 기반으로 더 많은 시간과 예산을 투자해 상용화해야 하는 더 어려운 길이 남아 있다. 과학기술의 진보는 끊임없는 투자의 결과물이다.

박희범 전국취재 부장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