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기리에 방영 중인 `짝`이라는 방송 프로그램이 있다. 짝이 없는 남녀들이 일주일 동안 `애정촌`으로 명명된 공간에서 함께 지내면서 각자의 짝을 찾아가는 과정을 다룬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몇 해 전 방영됐던 `사랑의 스튜디오`라는 프로그램이 떠올랐다.
두 프로그램 모두 청춘 남녀를 대상으로 짝을 찾아가는 매치메이킹 프로그램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실질적인 내용에서는 큰 차이를 보인다.
`사랑의 스튜디오`는 녹화장에서 몇 시간의 대화와 장기자랑 등을 거쳐 각자가 원하는 상대방을 당일에 선택하는 프로그램이다.
사랑의 스튜디오는 상대방을 탐색할 시간이 부족하고 상대방을 알 수 있는 방법이나 정보가 제한적이다 보니 선택의 폭도 그 만큼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반면에 `짝`은 같은 공간에서 일주일이라는 충분한 시간을 보내며 남녀가 일대일로 심층 데이트를 한다.
따라서 다양한 방법으로 상대방을 알아가며 짝을 찾기 때문에 `짝`에 나왔던 출연자 가운데는 실제로 연인이나 부부로 발전한 사례가 종종 뉴스에 소개된다.
이러한 매치메이킹 프로그램은 정부에서 추진 중인 소재부품 글로벌 파트너십(Global Partnership·이하 GP) 사업에도 큰 시사점을 준다.
글로벌 기업과 국내 소재부품 중소기업 간의 일대일 매치메이킹을 이루고자 실행하는 프로그램인 GP는 글로벌 기업과 국내 중소기업이 글로벌 파트너로서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관계를 맺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관계를 위해서는 단편적이고 형식적인 상담회로는 부족한 점이 많다. 또 글로벌 파트너십을 맺는다고 해도 그 관계가 상당히 제한적이거나 지속성을 보장하기 어렵다.
`짝`의 성공에서도 볼 수 있듯이, 글로벌 기업과 국내 중소기업 간의 진정한 파트너십을 위해서는 상대방에 신뢰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전 매치메이킹 단계에서부터 해당 기업의 충분한 정보와 수요, 잠재적인 기술 능력 등을 바탕으로 기술협력 중심의 심층적인 상담과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상대 국가의 문화, 법률, 제도 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개방적인 인식을 갖는다면 글로벌 매치메이킹의 성공률은 더 높아질 것이다.
오는 31일과 11월 1일 이틀간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글로벌소재부품산업대전`과 함께 `GP 코리아(Korea) 2012` 행사가 열린다.
GP 코리아 2012에서는 단순히 해외 기업과 국내 기업이 서로의 역량을 확인하고 수요를 파악하는 일대일 상담회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다.
이 행사는 서로를 더 잘 알아 서로에게 신뢰를 가질 수 있는 사전 간담회, 네트워킹 오찬, 글로벌 협력 전략 세미나 등을 다채롭게 펼친다. 국내 부품 소재 중소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이라는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百戰不殆)`라는 말처럼 상대방을 알고 나를 알면 글로벌 파트너십은 반드시 성공적인 프로젝트가 될 것이다.
GP 코리아가 국내 부품소재 관련 중소기업이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실질적인 도약대가 될 수 있으려면 정부와 관련 기관이 노력하고 기업도 GP에 보다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정부와 관련 기관 및 기업이 이러한 기회를 충분히 활용한다면 `부품소재 세계 4강`이라는 우리의 목표에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김용근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 yonggeun21c@kia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