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IT 융합 시대, 인간 중심 창의력으로 새 가치 창출해야

[ET단상]IT 융합 시대, 인간 중심 창의력으로 새 가치 창출해야

하드웨어(HW)와 소프트웨어(SW) 서비스가 결합된 아이폰은 사람들의 생활을 빠르게 변화시키며 새로운 정보기술(IT) 융합 시대를 열었다. IT 융합은 IT와 다양한 산업 분야가 결합하면서 새로운 시스템과 서비스 개념을 창출하는 것을 말한다.

IT 융합 시대에는 생산성 향상의 핵심 가치인 인간 중심의 `창의력`과 `혁신`이 기업의 새로운 원동력이 된다. IT 융합은 다른 산업과 다르게 고도의 집중력과 창의력을 요구하는 지식 중심 산업이기 때문이다. 최근 애플,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 기업이 창조적 혁신과 첨단 기술을 융합해 새로운 강자로 등극한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이제는 인간 중심의 창의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기업 성공 요인이 됐다. 앞으로 IT 업계에서 필요한 사람은 보다 `창의적인 인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국내 IT 기업은 창의적인 인력 확보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규 인력 채용 시 직무 수행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적절한 지표가 없어 출신 대학이나 전공, 학점, 자격증 등으로만 인력을 평가하는 일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기존 IT 자격증은 실무 능력보다 이론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구성된 사례가 많아 실무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객관적인 지표로 쓰기에 조금 부족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업에서는 힘들게 신규 인력을 뽑은 뒤에도 역량을 높이기 위해 시간과 비용을 들여 재교육을 실시하는 일이 태반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국내 IT 산업 분야는 다른 나라와 다르게 직무 종사자가 경력을 축적하고 개발할 수 있는 `커리어패스` 시스템이 미흡하다. 이 때문에 IT 기업 인력들은 이직이나 재취업이 어려워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신규 인력도 마찬가지다. 커리어패스 부재 탓에 IT 업계에 취업을 원하는 학생 가운데 실무에 필요한 IT 역량을 어떻게 갖춰야 할지 제대로 모르는 사람이 많다.

이런 상황 속에서 정부와 IT 산업계, 대학은 미래 IT 산업을 주도할 창의적 우수 인재를 양성하고 IT 업계 종사자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얼마 전 경진대회를 실시한 IT 역량평가시험 `TOPCIT(Test Of Practical Competency In IT)` 역시 이러한 활동의 일환이다. TOPCIT는 산업계와 학계 전문가들이 공동으로 참여해 개발한 IT 역량평가 제도다. 단편적인 지식과 기술을 측정하는 기존 자격시험과 달리 실제로 현장에서 직면할 수 있는 문제를 총체적인 역량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 측정하는 수행형 테스트다. 산업계와 학계, 정부는 향후 TOPCIT가 산학계가 공통으로 요구하는 IT 역량에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IT 인력 수급 불균형 문제를 해소할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TOPCIT가 IT 인재의 역량을 객관적으로 진단하는 지표로 자리매김하면 대학이나 개인이 기업에 필요한 역량을 미리 준비할 수 있어 IT 기업의 생산성 제고에도 큰 효과를 불러올 것이다. IT 업계 취업을 희망하는 인력도 역량별로 세분화된 TOPCIT를 이용해 IT 분야 중 어떤 역량이 자신에게 필요한지 사전에 검증할 수 있다. 따라서 적성에 적합한 분야의 취업을 준비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IT 기업도 자체 교육과정을 운영하며 발생하는 유·무형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IT 융합의 시대. 성공적 융합은 이전에 전혀 상상할 수 없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냈다. 그러나 첨단 기술 발전만으로는 더 이상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없다. 즉 미래 IT 산업 경쟁력의 핵심은 첨단 기술에 창의와 혁신을 보유한 인재를 더해야 할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미래 국가 생산성 향상을 이끌 창의적 인재 양성을 위해 산학계와 정부의 끊임없는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때다.

진홍 한국생산성본부 회장 hjin@kpc.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