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미디어 시대가 열린다]<7>콘텐츠 큐레이터의 미디어 영향력

강학주 이투커뮤니케이션즈 대표(khj@estorylab.com)

디지털 큐레이션·위키미디어 등이 언급되면서 바야흐로 콘텐츠 큐레이터(혹은 디지털 큐레이터)가 대접받는 시대가 왔다.

심지어 콘텐츠가 왕인 시대는 가고 큐레이션이 왕인 시대가 왔다는 표현도 등장했다.

수많은 콘텐츠 중에서 의미있는 콘텐츠를 발굴하고 가공해 공유하는 큐레이터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는 뜻이다.

`콘텐츠 큐레이터(Contents Curator)`는 콘텐츠를 골라주는 사람, 즉 대중이 원하는 주제를 잘 파악하고 시의 적절하게 공유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단순히 콘텐츠를 모아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에 의미를 부여하고 자신이 가진 통찰력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재창조한다. 일부는 콘텐츠 큐레이터를 넘어 자신만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발굴하고 공유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Contents Creator)`의 길을 가기도 한다.

올해 온라인 언론으로는 최초로 퓰리쳐 상을 탄 허핑턴포스트의 성공에는 콘텐츠 큐레이터의 역할이 컸다. 허핑턴포스트는 블로그 기반 미디어 사이트로 기성 언론인과 소셜 영향력자로 구성된 다양한 분야 칼럼니스트의 콘텐츠를 큐레이션해 왔다. 이후 콘텐츠 큐레이터가 기존 콘텐츠에 가치를 부여하고 재창조한 콘텐츠는 물론이고 직접 취재로 특종을 쏟아내면서 더 주목을 받았다.

그동안 우리 주변에서도 다양한 콘텐츠 큐레이터가 활동해 왔다. 블로그는 물론이고 포털사이트 오픈캐스트나 카페 심지어 연예인닷컴 사이트도 모두 콘텐츠 큐레이터 범주에 속한다. 구현되는 형태만 다를 뿐 개인이 특정 주제에 맞춰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 공유해 왔기 때문이다. 공유된 콘텐츠의 구독자가 늘고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큐레이터 영향력도 확대되었다.

더욱이 블로그에 이어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 열풍으로 개개인이 전할 수 있는 정보가 다양해짐에 따라 콘텐츠 큐레이터는 1인 미디어로서도 각광받고 있다. 이들이 생산한 정보는 이제 디지털 큐레이션 서비스와 각종 애플리케이션이 뉴스 형태로 소비되고 있다. 최근에는 1인 퍼블리셔까지 등장했다. 간단한 클릭 몇 번 만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모아 매거진 형태로 출판할 수 있게 됐다. 콘텐츠 큐레이터가 큐레이션한 정보들이 곧 미디어 파워를 지니게 되는 것이다.

특정 분야에서 뛰어난 정보를 지닌 콘텐츠 큐레이터는 큐레이션이 위키미디어로 진화하는데 꼭 필요한 존재가 되었다. 단순한 정보 필터링만이 아닌 전문성을 갖춘 콘텐츠 큐레이터의 정보가 곧바로 서비스 신뢰로 이어질 것이고 많은 독자로부터 비로소 미디어로써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대 흐름과 사용자 요구에 따라 다양한 컨셉트의 큐레이션 서비스가 출현하고 있으며 국내의 마이픽업처럼 위키미디어로 도약을 준비 중인 서비스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이제는 다른 무엇보다 영향력 있는 콘텐츠 큐레이터를 끌어들이기 위한 고민이 이어져야 하는 시점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