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 800㎒` 딜레마에 빠진 SKT와 LGT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주력 롱텀에벌루션(LTE) 망인 800㎒ 대역 때문에 곤혹을 치르고 있다. 일부 사용자가 해외에서 들여온 스마트폰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는가 하면, 1.8㎓ 대역을 주력 망으로 사용하는 경쟁사로부턴 `왕따 주파수`라는 마케팅 공세도 당한다. 대역폭 기재 오류로 전파인증을 다시 받은 아이폰5가 `SK텔레콤의 800㎒와 제대로 연동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오해를 사기도 했다.

SK텔레콤은 800㎒ 대역을 20년 가까이 운용하며 노하우를 쌓았다. 지난해 7월 LTE 서비스를 론칭할 때도 이러한 강점을 전면에 내세웠다. LG유플러스도 800㎒ 대역으로 가장 먼저 LTE전국망을 구축했다. 현재 이동통신용으로 사용되는 주파수 대역 중 800㎒는 가장 저주파로 커버리지가 넓고 낮은 회절손실률로 음영지역이 적은 강점이 있다.

하지만 LTE 시대가 되면서 입장이 바뀌었다. 1.8㎓가 LTE 주파수의 대세처럼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세계이동통신공급자협회(GSA)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으로 전체 105개 LTE 상용화 망 중 38개가 1.8㎓ 대역이다. 800㎒ 대역을 LTE에 사용하는 사업자 수는 15개 안팎이다. 이 대역을 사용하는 사업자가 확대되기까지 상대적으로 단말기 수급에 더 많은 노력을 들여야 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국내 1~2위, 세계에서도 2위권을 다툴 정도로 많은 LTE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제조사들이 800㎒ 대역 LTE에 연동을 중요시 한다”면서도 “다만 해외에서 들여온 기기는 제약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달 일부 국내 사용자가 호주에서 들여온 아이폰5가 800㎒ LTE에 연결되지 않아 논란을 일으켰다.

로밍도 문제다. 국내 사용자는 SK텔레콤이 일찌감치 1.8㎓ 보조망을 상용화한 덕분에 대부분 LTE 단말기로 해외에서 문제없이 LTE 로밍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을 방문하는 해외 사용자의 경우 1.8㎓ 커버리지가 수도권 일부 지역으로 제한돼 있어 선뜻 SK텔레콤을 선택하기 힘들다. LG유플러스는 보조망도 해외 LTE 망에서 보기 드문 2.1㎓ 대역이기 때문에 글로벌 로밍이 더 어렵다.

경쟁사는 이 점을 적극 활용한다. KT는 “1.8㎓는 `글로벌 공용 LTE 주파수`나 다름없다”며 “해외용 LTE 휴대폰도 국내에 자유롭게 들여와 KT LTE 망에 연결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때문에 SK텔레콤 내부에서는 “향후 1.8㎓를 LTE 주력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도 일각에서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지난해 첫 주파수 경매에서 1.8㎓ 대역을 1조원 가까이 주고 산 것도 `800㎒ 전성시대`가 종료할 것을 예상했던 것”이라며 “1.8㎓가 LTE 보조망이지만 주력망에 못지않은 커버리지 구축의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SK텔레콤이 공급하는 대부분 LTE 단말기가 1.8㎓ 대역을 지원해 국내 사용자는 전혀 불편함이 없다”며 “800㎒를 LTE로 사용하는 사업자가 늘어나고 있을 뿐 아니라, 주파수는 어느 대역이 가장 우세하다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파편화돼 있어 경쟁사의 마케팅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통신 3사 LTE 주파수 현황(단위:㎒·↑=업로드·↓=다운로드)

'LTE 800㎒` 딜레마에 빠진 SKT와 LGT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