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이 3분기 실적을 내놓으면서 IT기업의 선방이 돋보였다. 자동차, 조선, 철강 등 국내 대표 업종이 부진한 가운데 전기·전자 업종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이는 우리나라 IT 제조기업 글로벌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세계적 소비침체에도 시장을 유지 또는 확대한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 등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123개사를 포함한 140여개사가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2분기 대비 부진한 실적을 내놓은 곳이 많았다.
유가증권시장 123개사 3분기 매출이 2분기 대비 평균 306억원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3분기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우려가 기업실적에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실적감소는 자동차, 철강, 중공업 등 수출 업종은 물론 내수 업종에도 이어졌다.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가 모두 2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고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 굴착기 시장 침체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이 80% 가까이 급감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도 2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었다.
환율하락으로 인해 수출 업종의 4분기 전망도 그리 녹록치 않다. 환율이 4분기 이후에도 하락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수출기업으로서는 가격경쟁력 저하가 우려되는 실정이다.
반면 삼성전자를 필두로 삼성SDI, 삼성전기 등 삼성 관련 기업은 물론 LG전자, SK하이닉스, LG이노텍 등 전기·전자 업종이 상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2분기 대비 LG전자,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 모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증시전문가들은 IT 기업 실적이 개선된 것에 대해 기업 경쟁력 확보로 불황을 극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가 스마트폰 옵티머스G를 출시하면서 휴대폰 분야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흑자 전환했고, 향후에는 스마트폰 대중화로 LG전자의 수혜가 기대된다”며 “미국경기 회복으로 IT관련주들이 수혜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4분기 전망에서도 IT업종은 긍정적 분석이 우세하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LCD 패널수요가 증가하고 윈도8 출시 효과도 기대되는 등 IT업종에는 긍정적 요소가 많다”고 분석했다. 반면 자동차, 조선, 철강 등의 업종은 글로벌 경기침체가 4분기에도 이어질 수 있어 실적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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