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개소프트웨어(SW) 이용 활성화보다 실질적인 공개SW 프로젝트 참여 지원 정책에 무게중심을 둬야 한다는 주장이 관련 업계와 협회·단체 전문가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정부가 공개SW 이용 활성화 정책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이 자칫 SW산업 발전을 위한 원천기술 확보에는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4일 SW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공개SW 시장 육성 정부 방침 대부분이 공개SW `활용`에만 초점을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올해 공개SW 활성화를 위해 공공정보화사업 시 공개SW 도입을 우선 검토하고, 공개SW 확산에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던 유지보수비를 정액제로 책정하도록 하는 방안을 내놨다. 또 공개SW 전문가 양성을 비롯해 공개SW 신뢰성 확산, 국가 연구개발(R&D) 과정에서의 공개SW 활용, 커뮤니티 참여 지원 등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정부 방침 대부분이 공개SW 이용을 활성화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공개SW 활용은 응용기술에 가깝기 때문에 공개SW를 이용하는 기술력만 쌓는다면 원천기술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은 점점 퇴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공개SW 전문가 양성 정책에도 기존과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선 공개SW 전문가를 단순히 공개SW 기술지원 전문가로 여기고 있다”며 “기존 공개SW 기술을 활용하는 응용 전문가와 함께 공개SW 원천기술 개발자 양성도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글로벌 공개SW 프로젝트의 참여율이 매우 저조하다. 최근 방한한 리눅스 창시자 리누스 토발즈는 “아직 한국 개발자들이 글로벌 공개SW 커뮤니티나 프로젝트에 참가한 것을 본 적이 별로 없다”며 공개SW 소비국에서 생산국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원경 엔키아 팀장은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의 원천기술 소유자인 구글이 언제 상용화할 지를 전전긍긍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공개SW의 스폰서를 맡았던 글로벌 IT기업들이 구글처럼 상용화 시기를 저울질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며 “정부가 원천기술 개발 프로젝트에 주도권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도록 기업들을 유도하고, 이들 기업에는 다양한 혜택을 부여하는 등 공개SW 개발 참여를 권장하는 정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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