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1. 그래, `맥코리아` 인기없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내용이 뭐냐고? 인천대교, 서울지하철 9호선, 우면산 터널 알지? 기습적인 요금 인상으로 서민들을 뿔나게 했지. 엄청난 돈이 들어간 공공사업인데 공통분모는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야. 서울시, 정부와 최소운영수입보장제(MRG) 계약을 했어. 적자땐 손실을 세금으로 메워준다는 말이지. 이 영화, 보고 있노라면 먹먹해져. 재미없다고 무시하지 마라. 내용만은 블록버스터다.
장면2. 제목이 `남영동 1985`라 촌스럽다고요? 이래봬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한 작품입니더. 고 김근태 의원의 자전적 수기를 바탕으로 만들었어예. 보는 사람이 숨이 차오르고 감전될 것처럼 짜릿합니더. 연출을 맡은 정지영 감독은 투박하지만 우직함으로 관객의 마음을 울립니더. 이경영과 박원상의 연기는 보는 사람이 치가 떨릴 정도로 사실적이라예. 오해하지 마이소. 이 영화, 아주 특별합니더.
장면3. `26년`. 규모로 보면 작은 영화야. 1980년 5월 광주가 영화의 출발점이지. 당시 비극의 주범인 `그 사람`을 단죄한다는 얘기인데 투자가 끊겨 촬영을 여러 번 중단했어. 생각해낸 게 `제작두레` 방식이야. 소셜네트워크를 이용해 돈을 모았어. 1만5000명이나 참여했지. 한 푼 두 푼이 7억원이 됐어. 영화 한 편 제작비가 툭하면 100억원을 넘으니 우습게 생각할 수도 있어. 하지만 시나리오도 탄탄해. 강풀의 동명 만화가 원작이지. 이 정도 반듯한 작품이라면 작은 영화라고 무시하면 아니아니 아니되오.
장면4. `MB의 추억`을 누가 연출했는지 알아? 방송사 맛집 프로그램을 까발린 `트루맛쇼`의 김재환 감독이야. 그래서 그런지 먹는 장면이 많이 나와. `국밥 코스프레`의 진수를 보여주지. 코미디언이 나오지도 않고 사실만을 보여주는데 웃음이 나와. 한마디로 `엽기 코믹 호러`야. `승리한 자는 진실을 말했느냐고 추궁당하지 않는다`는 괴펠스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돼. 그러니 잘들어. `네가지` 있는 이 영화들을 보고 이번만은 속지마.
김인기 편집1부장 ik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