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과 애플을 둘러싼 유럽 내 전자책 콘텐츠 가격담합 소송전이 아마존 승리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7일 로이터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은 애플과 4개 출판사가 제안한 합의안을 받아들이고 전자책 콘텐츠 가격담합 조사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애플과 출판사들은 지난 9월 상호간에 `최혜국(most-favored nation) 대우` 계약을 중단하고, 유통업체들이 자유롭게 전자책 콘텐츠 가격을 정하도록 하겠다는 내용의 합의안을 EU 법원에 제출했다. 로이터는 EU 측이 합의안을 수용하고 이 내용을 다음달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동안 애플과 사이먼 앤드 슈스터, 뉴스 코퍼레이션, 하퍼 콜린스, 아셰트 4개 출판사는 애플보다 싸게 판매하는 유통업체에는 전자책 콘텐츠를 넘겨주지 않도록 협력해왔다. 애플은 출판사들에 가격 결정권을 주는 대신 매출의 30%를 수수료로 떼어가며 밀월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 가운데 아마존이 전자책 단말기 킨들을 출시하며 콘텐츠를 권당 9.99달러에 내놓자 이들의 관계에 파열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또 유럽위원회(EC)는 애플이 정한 가격 이하로 가격을 책정하지 못하도록 한 이 조치가 담합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지난해 12월부터 조사를 시작했다.
EU가 이번 합의안을 수용하고 애플과 4개 출판사 담합을 인정하면 글로벌 판매금액의 최대 10%를 벌금으로 내야 한다. 그러나 EC 경쟁촉진위원회 대변인은 “조사는 현재 진행 중”이라고 밝혀 확정 판결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미국에서는 지난 9월 같은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던 출판사 3곳이 가격 담합 혐의를 인정해 6900만달러 배상 판결을 받은 바 있어 EU의 결정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자책 업계에서는 애플과 출판사의 담합 혐의가 인정되면 오히려 아마존 독식 시대가 올 것을 우려했다. 전자책 콘텐츠 출판 및 유통업체 스매시워즈를 설립한 마크 코커는 “(아마존과 같은)한 업체가 지나치게 낮은 가격으로 전자책 콘텐츠를 판매해 지역 전자책 사업자를 고사시킬 수 있는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