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 트래픽 3년간 100배 증가…트래픽 리스크 종합대책 급하다

통신 3사 무선 데이터 트래픽이 지난 3년간 100배 이상 폭증했다. 지난해 스마트폰이 본격 보급되면서 2009년 대비 5000% 이상 급증한 데 이어 올 상반기에는 지난해 전체 트래픽 양도 일찌감치 넘어섰다. `통신 블랙아웃` 우려가 현실화하면서 `트래픽 리스크` 관리 종합 대책이 급하다. 하지만 막대한 설비투자로 통신사 수익이 악화됐음에도 정치권의 통신비 인하 압력은 날로 거세져 오히려 리스크는 더 커지는 양상이다. 정부의 신규 주파수 할당 정책마저 지연돼 `통신 블랙아웃` 사태 대처가 너무 안이하다는 지적이다.

7일 통신 3사가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 말까지 통신 3사의 무선 데이터 트래픽은 SK텔레콤 6만8451테라바이트(TB), KT 4만1146TB, LG유플러스 2만8201TB 총 13만7798TB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3사 무선 트래픽 총량인 전체 14만1803TB에 버금가는 수치다. 올해 6월 트래픽 양까지 감안하면 상반기에 이미 지난해 트래픽 양을 넘겼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롱텀에벌루션(LTE) 가입자 비중이 높아지면서 더 빠른 데이터 서비스가 가능해져 트래픽이 급속히 늘고 있다”며 “3세대(G) 요금제처럼 무제한 데이터정액제는 없지만, 고화질 동영상보기 서비스 등이 활성화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LTE 사용자의 월 평균 데이터 소비량은 2GB 안팎으로, 3G 가입자의 1GB에 비해 두 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사는 이처럼 빠른 데이터 트래픽 증가 속도에 따라 네트워크 투자를 늘렸다. SK텔레콤은 연초 제시한 설비투자(CAPEX) 집행계획 2조3000억원에 LTE 네트워크 보강을 위해 5000억원을 더 투입하기로 했다. KT와 LG유플러스 역시 올해 초 발표한 계획보다 각각 3000억원, 2000억원을 추가 투입한다. 한 업체 관계자는 “내년으로 예정됐던 투자 집행을 당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설비투자 확대만으로는 통신망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트래픽 리스크`를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 쏟아진다. 정부의 발 빠른 주파수 배분 정책과 함께 적정 수준의 투자 여력을 담보할 수 있는 시장 구조 확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통신사 한 임원은 “대선 시즌을 맞은 정치권의 무차별적인 요금 인하 공세와 함께 방송통신위원회의 주파수 정책 진행마저 답보 상태”라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일본에서 벌어진 `통신 블랙아웃`이 우리나라에서도 현실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