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종료와 더불어 현안으로 재정절벽 문제가 불거지면서 미국 증시가 급락했다. 국내 증시도 미국 증시 하락 여파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투자자 시선은 미국과 중국 양대 국가(G2)의 권력이동 이벤트가 종료됨에 따라 현안 문제로 다시 돌아왔다.
8일 우리나라 증시는 전일 미국 증시의 2%대 급락 영향을 받아 하락하면서 최근 이틀간의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이날 하락은 미 대통령 선거가 오바마의 연임으로 결정나면서 미국의 재정절벽과 부채한도 소진에 따른 이슈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날 하락은 재정절벽 이슈로 인해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라면서도 “미국이 마이너스 성장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민주-공화 양당 간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바닥이 보이는 부채한도 역시 연말까지 발목을 잡을 것이란 분석이다.
그는 “미국 정부의 법정 부채한도가 이제 2200억달러로 내달 중 한도가 모두 소진될 것”이라며 “부채한도 소진시기가 다가올수록 경제지표 부진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5월부터 나타났던 경제활동 위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오 연구원은 결국 “미국의 재정절벽과 부채한도 상향문제가 가라앉기 전까지는 경기에 덜 민감한 IT, 음식료 등의 수익률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재선으로 IT와 바이오 등 정책 관련주가 당분간 힘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재정절벽 협상과 부채한도 상향이란 문제가 있지만 내년 1분기에는 해결될 가능성이 높아 미국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오히려 IT, 제약 등 정책 수혜주가 시장을 이끄는 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도미닉 로시 피델리티자산운용 주식부문 글로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내년에도 독일 총선 유럽중앙은행 구제금융 신청에 대한 스페인의 수용 여부, 그리스 정치적 리스크 등 여러 정치적 변수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에서 재정절벽에 대한 의회 합의와 구체적인 해결방안이 제시되기 전에 미 국채의 추가적인 신용등급 강등이 이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지난해 미 국채의 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에서 한 단계 낮추면서 향후 18개월 동안 추가적인 신용등급 강등을 고려하겠다고 발표했던 만큼 그 기한이 내년 초에 만료된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 국채 신용등급이 추가로 강등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러한 일이 현실화 되면 증시가 큰 낙폭을 보이지는 않겠지만 최소 6개월간 증시 변동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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