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에 성공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분열된 국력과 민심을 결집하고 분위기 쇄신을 위해 내각과 청와대 참모진을 대거 교체키로 하고 구체적인 인선에 착수했다고 미 언론들이 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최대 현안인 경기 회복을 주도할 신임 재무장관에 제이콥 류 현 백악관 비서실장을, 국방장관에는 척 헤이글 전 공화당 상원의원을 탕평인사 차원에서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정치전문지 폴리티코가 오바마 측근들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당초 재무장관 후보에는 클린턴 행정부 시절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어스킨 보울스,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 라엘 브레이너드 재무부 차관, 로저 올트먼 전 재무부 차관, 진 스펄링 국가경제회의(NEC) 의장 등이 하마평에 올랐다.
그러나 자칫 내년 1월 2일부터 `재정절벽(Fiscal Cliff)`에 빠질 수 있는 위태로운 상황에서 무엇보다 공화당과의 협상을 이끌어낼 비중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고 보고,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을 지낸 류 실장을 조기 낙점한 것으로 전해졌다.
폴리티코는 “한 때 보울스도 유력하게 거명됐으나 오바마 서클내에서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국방장관의 경우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사퇴의사를 밝히면서 리언 패네타 현 국방장관의 유임 가능성도 점쳐졌으나 최근 교체 쪽으로 가닥을 잡았으며, 베트남전 참전용사로 온건파로 분류되는 헤이글 전 공화당 의원을 탕평인사 차원에서 유력하게 검토중이라고 오바마 측근들이 전했다.
아울러 민주당 척 리드 상원의원, 링컨 차피 로드아일랜드 주지사 등도 국방장관 물망에 올라 있다.
최대 관심사인 국무장관의 경우 힐러리 클린턴 장관의 사퇴의사를 존중, 민주당 대선후보 출신의 존 케리 상원 외교위원장과 수전 라이스 유엔 대사를 후임으로 유력하게 검토 중이라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오바마 정부 외교정책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로 꼽은 톰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물망에 올라 있으나 무게가 실린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폴리티코는 “오바마가 라이스를 선택하면 공화당이 리비아 벵가지 미 영사관 피습사건과 연계시켜 뭇매를 가할 것이고, 케리를 낙점하면 상원 외교위원장 자리를 공화당 스콧 브라운에게 넘겨줄 가능성이 있어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순수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는 미국은 연방헌법 1조 6항 2호에서 상·하원 의원이 임기 중 다른 공직을 겸직할 수 없도록 막고 있다.
이런 문제점 때문에 두 사람 모두 중도탈락하게 되면 토머스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다크호스`로 부각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석인 상무장관에는 론 커크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비롯, 프레드 P 호치버그 미국 수출입은행장, 제프리 지엔츠 예산관리국(OMB) 국장대행이 거론되고 있다. 공화당원인 실라 베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의장도 중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재닛 나폴리타노 현 국토안전부 장관 후임에는 워싱턴DC 순회항소법원의 메릭 가랜드 판사, 국가대테러센터(NCC)의 매트 올슨 소장의 하마평이 나돈다.
미국 에너지부장관인 스티븐 추는 2009년 미국의 태양광 패널업체 `솔린드라`에 대한 정부 대출 보증 과정에 개입한 의혹과 연결돼 있어 교체가 확실시된다.
후임으로는 앨 고어 전 부통령의 지구온난화보호연맹 책임자였던 케이시 조이, 클린턴 정부때 백악관 환경의 질 보호위원장을 맡았던 캐틀린 맥긴티가 후보군에 올라 있다.
경제 회복과 일자리 창출을 담당하는 연방준비제도 의장에는 벤 버냉키 현 의장의 재임 가능성이 거론된다.
2014년 1월 31일 임기가 만료되는 버냉키 연방준비위 의장은 최근 지인들에게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더라도 연임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오바마는 정책의 일관성을 위해 버냉키에게 4년 더 의장직을 맡길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만약 교체쪽으로 가닥이 잡힌다면 오바마 정부 초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을 맡았던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과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이 후임으로 거론된다.
미국 대외무역정책을 책임지는 무역대표부(USTR) 차기 대표에는 마이클 프로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제담당 보좌관이 유력하게 거명된다.
이와 함께 여러 차례 사임 의사를 밝힌 론 커크 무역대표부 후임에는 마이클 프로먼 국가안전보장회의 국제담당 보좌관의 하마평이 나돈다.
한편, 백악관 비서실장에는 톰 대슐 전 상원의원, 도닐런 현 국가안보보좌관, 조 바이든 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론 클라인이 우선 거론된다. 클라인은 백악관 선임보좌관을 맡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젠 키이스 알렉산더 국가안보국(NSA) 국장 후임에는 데니스 맥도너 NSA 부보좌관, 미셸 플러노이 전 국방부 차관이 거론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