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양평 농업기술센터 강의실. 머리가 희끗한 지역 주민들이 강사의 설명에 따라 스마트폰 키보드를 누른다. 이들은 양평군이 진행하는 스마트영농 교육생들이다.
김진원(70) 할아버지는 굳은살이 박인 굵은 손가락으로 스마트폰을 만지면서 새로운 세상을 만난 표정을 짓는다. 김 할아버지는 “스마트폰을 처음 써 봤다. 경운기나 트랙터에 비해 복잡하지만 이번 기회에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60∼70대 어르신들이 스마트폰 공부에 푹 빠졌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농산물을 판매하거나, 블로그 및 SNS를 통해 최신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했기 때문이다. 소위 `스마트영농`을 몸소 실천하는 현장이다. `이 나이에 무슨 스마트폰 교육`이라며 손사래를 쳤던 늦깎이 학생들이 스마트폰 삼매경에 빠진 이유는 주위에서 지역특산품 판매를 통해 소득을 올리는 가구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지난 7월 교육을 받은 엄두용 씨는 블로그 `땡스팜`과 SNS를 운영한다. 100여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엄 씨는 자신의 블로그나 트위터를 통해 직접 기른 쌀, 잡곡, 배추, 답례품 등을 판다. 서울시민 등을 대상으로 주말농장 참여 회원도 모집한다.
이 지역의 스마트폰 바람은 양평군이 교육을 통해 SNS를 이용한 농산물 직거래를 지원하면서 시작됐다. 올 들어 지자체마다 농사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날씨와 영농기술 정보를 스마트폰 또는 스마트패드로 제공한다. 현장 애로 사항도 SNS를 통해 신속하게 해결한다.
양평군은 고용노동부의 지원을 받아 올해부터 지역맞춤형 일자리 창출 사업의 일환으로 관내 주민 및 서울 시민을 대상으로 스마트영농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관내 주민에게 블로그 또는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을 이용한 농산물직거래 시스템 제작을 지원한다. 도시민들에게는 주말농장을 대여해 주는 한편 영농법을 스마트폰으로 전수해 준다. 이태희 고용노동부 인력수급정책관은 “양평군의 스마트영농 프로그램은 도시민들에게는 영농의 기회를, 지역주민들에게는 정보화격차 해소와 함께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