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이 올해로 개장한 지 16년을 맞았다.
지금까지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닷컴 버블, 리먼브러더스, 유럽재정 파탄 등 모두 네 번의 초대형 위기를 겪었고 마지막 위기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지금도 코스닥은 `테마주의 온상` `개미들의 무덤` 등 여러 가지 악명을 안고 운영된다. 1996년 미국 나스닥을 본떠 명칭까지 유사한 시장을 열 때만 하더라도 기대에 찼었다.
우리도 언젠가는 마이크로소프트(MS)·애플·아마존과 같은 세계적 기업을 자본시장에서 키울 수 있을 것이라는 원대한 포부가 뒷받침됐다.
많은 사람이 코스닥을 유망 기술주와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기업 성장 단계에 맞는 자금 확보 통로 역할을 할 것으로 믿었다.
하지만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컸다. 자본시장 통합 이후 유가증권시장과 구분되면서 이른바 `서자 차별`이 시작됐다.
지금도 외국인 투자자와 국내 기관투자자는 코스닥 주식을 외면한다.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공금횡령, 분식회계 등 상장폐지 요건을 갖춘 비리는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진다.
그래도 코스닥은 `천덕꾸러기`일지언정 제대로 서야 할 이유가 분명하다.
세계 경기가 꺼지면서 간판급 상장사의 실적이 반 토막 혹은 반의 반 토막 나는 상황에서도 코스닥 히든 챔피언들은 탄탄한 실적을 냈다.
히든 챔피언 자격인 세계 3위권 시장 점유율 정도의 기술을 가졌다면 어떤 위기도 돌파할 수 있는 저력을 입증한 셈이다.
또 개설 당시 7만6500여명이었던 코스닥 상장사 종업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22만9300여명으로 세 배 가까이 늘었다. 성장에 따른 종업원 수 증가율도 일반 기업의 세 배에 이른다. 대통령도 해결하지 못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코스닥이 만들어왔음을 보여준다.
코스닥이 끊임없는 혁신과 체질 개선으로 이런 역할에 맞는 질적 변화를 보여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