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의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유력시되던 스티븐 시노프스키 윈도부문 사장이 돌연 회사를 떠났다. 시노프스키의 급작스런 퇴사는 MS의 야심작인 윈도8이 출시된 뒤 약 2주만에 이뤄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스티브 발머 MS CEO는 12일(현지시각)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스티븐 시노프스키가 회사를 떠나기로 결정했다”고 짤막하게 밝혔다. 익명의 회사 고위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합의아래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MS는 이후 보도자료를 내고 회사 전략의 중심인 윈도 부문을 담당하면서 비타협적인 태도로 막강한 권력을 휘두른 시노프스키에 대한 비판을 담은 내용을 내놓았다. 보도자료에서 발머 CEO는 “모든 MS팀들과 협력을 강화, 더욱 통합되고 신속한 제품 개발 사이클을 가져가야 하는 것은 우리의 책무”라고 밝혀 그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시노프스키는 사임 성명에서 “MS에서 내가 받은 은혜는 이루 말할 수 없다”는 식으로 말을 아꼈으며 향후 계획도 밝히지 않았다.
업계나 관련 전문가들은 인사철도 아닌 때 MS 23년차 베테랑의 예상치 못한 사퇴에 놀랍다는 반응이다.
퍼시픽 크레스트 증권의 애널리시트인 브렌던 바니클은 “충격적인 뉴스로 매우 놀랍다”며 “다른 많은 이들처럼 나는 시노프스키가 발머의 후계자 대열에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시노프스키는 1989년 창업자 빌 게이츠의 경영 활동을 지원하는 중요한 자리인 TA(Technical Assistant)로 출발했다. 오피스 부문을 맡은 데 이어 2009년 윈도7 공개를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최근에는 윈도8을 총괄 관리해 왔다. 동시에 애플 아이패드의 대항마로 MS의 첫 컴퓨터 브랜드인 태블릿PC `서피스(Surface)` 개발도 주도했다.
전문가들은 시노프스키의 전격 사퇴에 대해 윈도8의 성공 여부와 결부시키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 대신 그의 거친 관리 스타일과 최고위직에 대한 야심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시노프스키의 자리는 줄리 라르손 그린이 잇게 되며, 라르손 그린은 윈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부문을 모두 이끌게 된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