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종 업계 라이벌인 델과 HP, 허츠와 에이비스, 반스앤드노블과 보더스, 모토로라와 노키아 등이 함께 추락한 이유는 무엇일까. 애플과 삼성전자, 넷플릭스와 훌루, 사우스웨스트 항공과 버진아메리카 항공 등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어떻게 승승장구할 수 있을까. `스노우볼 마켓전략`은 이런 질문에 철저한 분석과 함께 통찰력 있는 해답을 제시한다.
저자의 주장은 간단하다. 경쟁우위 전략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경제환경과도 연관이 있다. 현재 글로벌 경제는 패러다임 전환기에 들어섰다. 서브프라임 사태로 발발한 금융위기가 유로존 위기까지 이어지며 미국과 유럽연합, 일본 등 선진국 경제가 흔들린다.
더 큰 문제는 이를 해결할 방안조차 마땅치 않다는 것. 세계는 저출산 고령화, 과도한 재정적자와 부채로 인한 인위적인 수요 확대의 어려움, 부의 집중과 고용 없는 성장에서 기인한 내수 위축 등으로 인해 수요 창출 방안을 마련할 길도 사라졌다. 결국 정체된 시장에서는 아무리 경쟁우위를 외쳐봐야 성장동력을 찾기 어렵다.
그렇다면 해결 방안은 무엇일까. 저자는 새로운 수요 시장 창출만이 미래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말한다. 지금껏 수요 창출의 중요성을 역설한 사람은 있었지만 이를 만들기 위한 전략 프레임이나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제시한 이론은 없었다. 저자는 전략전문가적인 식견에 한국을 대표하는 경영학자 송재용 서울대학교 경영대 교수의 감수를 더해 단계별 실행 전략과 그에 따른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다양한 사례 분석을 통해 제시했다.
새로운 수요 시장 창출은 단순히 기존에 없던 독특한 가치나 획기적인 혁신 상품, 파격적인 저가를 내세운다고 되는 게 아니다. 사람들은 가치에 대한 인식 부족에서부터 학습에 대한 부담, 구매 및 이용의 불편함, 활용도의 협소함,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쉽게 구매에 응하지 않는다.
결국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쟁우위에 입각해 상품의 경쟁력만을 생각하는 기업 관점에서 벗어나 고객과의 공동 가치 창출에서부터 고객 인식 개선, 관련 인프라 구축 등을 유도할 수 있는 경쟁자 참여, 사회적 지원 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여기에서 도출된 개념이 바로 `스노우볼`이다. 스노우볼은 말그대로 눈덩이다. `눈덩이처럼 불어난다`는 말에서 나왔다. 기회의 공간인 `스노우 필드`에서 수요 창출력을 보유한 `스노우볼 시즈`를 구축한 후 `스노우볼 효과`를 통해 `스노우볼 마켓`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것. 저자는 다양한 기업의 사례를 통해 거시적으로 새로운 수요 시장 창출 전략을 설득력있게 제시한다. 성장 기회를 찾고 있는 경영자들에게 유용하다.
조철선 지음. 송재용 감수. 전략시티 펴냄. 가격 1만8000원.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