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애플과 구글이 있는 세계 기술산업 심장부 실리콘밸리에 설립한 소프트웨어 전문연구소를 1000여명 규모로 확대 개편한다. 현지 우수 인재를 대거 확충해 스마트기기 소프트웨어와 이용자경험(UX), 플랫폼 등 그동안 상대적으로 취약한 소프트 파워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소프트웨어 경쟁력 향상을 위한 삼성전자의 대대적인 변화와 혁신이 예상됐다.
18일 실리콘밸리 현지 관계자와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실리콘밸리에 세운 `미디어솔루션센터 아메리카(MSCA)`를 전면 개편, 기존 규모의 10배가 넘는 소프트웨어 전문 연구소를 설립한다. 연구소는 한국 파견 200명과 현지 충원 800여명 등 총 1000여명의 연구개발(R&D) 인력을 갖출 것으로 알려졌다. `마운틴 뷰` 지역에 별도 건물도 마련했다. 이 건물에 주변에 흩어진 삼성전자 연구 인력도 모두 통합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부터 1년여 준비 작업을 진행했다. 현지에 자리 잡은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와도 연계해 시너지를 높인다. 실리콘밸리 현지 관계자는 “실리콘밸리 지역 부동산 시장이 삼성전자 파견자들의 집을 구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매우 분주하다”며 “당초 11월 설립하기로 했으나 내부 사정으로 인해 내년 초 가동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MSCA 법인등기를 내고 인력확충, 동향파악 등 연구소 설립을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했다. 지난 5월에 실리콘밸리 클라우드서비스 벤처기업 엠스팟도 인수했다. 6월에는 삼성전자 윤부근 CE담당(생활가전·TV) 사장과 신종균 IM담당(휴대폰·PC 등) 사장, 김현석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부사장, 한명섭 전무(디지털이미징사업부장) 등 DMC(세트)부문 최고위 임원들이 대거 실리콘밸리를 방문해 현지 준비사항을 점검했다. 삼성전자 사업부별로 실리콘밸리에 설립할 연구소 시너지 확대를 위한 준비도 진행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홍원표 부사장을 새 미디어솔루션센터 수장으로 선임하는 등 모바일·소프트웨어 경쟁력 향상을 준비해왔다.
새로 가동할 실리콘밸리 소프트웨어 연구소는 한국 내 MSC와 연계, 삼성의 글로벌 소프트파워를 강화할 전진기지 역할을 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사차원의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실리콘밸리의 MSC 기능 확대를 추진 중”이라며 “현지 법인 조직 구성과 인력사항 등은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샌타클래라(미국)=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
김승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