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텀에벌루션(LTE) 선택형 요금제 도입이 방송통신위원회와 통신사간 이견으로 연내 도입이 사실상 힘들 것으로 보인다. 선택형 요금제는 사용자가 음성·문자·데이터 제공량 비중을 자신의 사용패턴에 맞춰 조절해 쓸 수 있는 것이다. 매출 하락을 우려하는 통신사와 최대한 요금 인하를 유도하려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입장이 충돌하고 있다.
LTE 선택형 요금제는 지난 달 초부터 방통위의 권고에 따라 출시 준비가 시작됐다. 하지만 두 달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방통위와의 이견 때문에 통신 3사 모두 출시를 늦추고 있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지속 협의 중이긴 하지만 아직 방통위와 통신사업자의 의견 일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연내 출시될 지도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선택형 요금제는 3세대(G) 서비스의 경우 SK텔레콤을 시작으로 통신 3사 모두 출시를 완료했다. SK텔레콤은 △음성 150분~1200분 사이 9개 △데이터 100메가바이트(MB)~2기가바이트(GB) 사이 5개 중 직접 선택할 수 있는 `맞춤형 요금제`를 지난 8월 내놓았다. KT는 음성 제공량 옵션 7개 중 하나를 선택한 후 데이터·문자 제공량을 선택할 수 있는 `스타일 요금제`를 지난해 10월 출시했다. LG유플러스도 유사한 방식의 `초이스 요금제`를 운영 중이다.
LTE 서비스가 시작된 지 1년이 지났고 가입자가 1300만명에 육박하지만 선택형 요금제 도입 논의가 지지부진하다. 통신사와 방통위가 제도 도입 취지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통신사는 선택형 요금제가 `요금 인하`의 방안이라기보다 소비자가 효율적으로 요금제를 운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방통위는 요금 인하의 한 방안으로 봤다.
방통위는 이 때문에 기존 정액 요금제와 똑같은 요율을 요구하는 반면, 이통사는 기존 정액 패키지 상품이 일정량 묶음 판매를 전제로 대폭 할인이 된 금액이기 때문에 선택형 요금제 요율은 이와 다를 수 있다는 입장이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음성·문자와 데이터 제공량이 정해져 있는 기존 요금제는 많은 할인율을 적용한다”며 “선택형 요금제에도 같은 할인을 적용하는 건 정액 요금제 사용자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말했다.
다른 통신사 관계자는 “3G 선택형 요금제는 당시 요금 인하를 요구하는 거센 압박 속에 이통사가 수익 감소를 감수하고 내놨다”며 “LTE는 3G에 비해 단기간 내 엄청난 양의 설비투자가 뒷받침된 고급 서비스로, 향후 투자 여력을 회복할 수준의 요율은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선택형 요금제 도입 시 SK텔레콤은 연간 2285억원, KT는 1250억원 규모의 요금인하 효과가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