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차별화된 콘텐츠 생태계 구축 키워드는 `개방`

[미래포럼]차별화된 콘텐츠 생태계 구축 키워드는 `개방`

지금까지 대한민국을 정보통신 강국이라고 말하는 것을 어느 누구도 주저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정보기술(IT) 환경이 스마트 혁명을 겪으면서 그 상황과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스마트폰 등장과 더불어 IT산업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는가 싶더니 다시 콘텐츠와 서비스로 급속하게 이동하고 있다.

N스크린 서비스가 활성화하고 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단말(C-P-N-D)의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화두가 되어 있는 상황에서, 과연 대한민국이 과거 정보통신 강국의 역량과 위상을 지속할 수 있을지 점검과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내 정보통신 산업은 전통적으로 네트워크와 정보통신 기기 분야를 근간으로 강점을 가지고 있었지만 콘텐츠와 플랫폼 분야에서는 취약하다. 글로벌 시장은 하드웨어보다 핵심 콘텐츠와 서비스를 연계하는 콘텐츠 생태계를 잘 만드는 기업이 급부상하는 구도로 변하고 있다. 콘텐츠 생태계를 어떻게 잘 구축하는지가 정보통신 강국이라는 위상을 지속할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그러면 우리는 전략적인 가치가 높고 스마트 환경에서 경쟁력 있는 콘텐츠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현 단계에서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 나가야 할까. 사용자경험(UX)에 길들여진 최종 사용자가 요구하는 다양한 요소를 반영해 일부 전문가가 스마트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은 한계가 있고 제한적이다. 따라서 스마트폰을 근간으로 한 스마트 혁명을 불러온 개방, 공유, 참여라는 패러다임의 가치를 차별화된 콘텐츠 생태계를 구축하는 교훈으로 수용하는 것에서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개방`이라는 키워드다. 우리는 전례에서 개방의 의미를 충분히 각인했다. 개방이라는 핵심 키워드를 끄집어 낼 때 콘텐츠 시장에서 주체 간 이해관계 때문에 패러다임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다면 2007년 애플 스마트폰 출시와 2009년 뒤늦은 개방으로 인한 국내 기업의 피해가 콘텐츠 생태계 구축에서 재현될 것이다. 국가 전략 산업으로 육성해야 할 콘텐츠 산업의 앞날도 불투명해질 것이다. 콘텐츠 제작자나 제공자의 개방적인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콘텐츠 제작 초기 단계에서부터 기업 간 가치 사슬과 상생 협력 구도를 만들고 다양한 부가정보를 포함해 동시에 제작될 수 있게 해야 한다. 유통 단계에서는 사용자 참여형 부가정보, 아이디어, 서비스 기술을 쉽게 융합해 입체적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서비스가 가능하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개방형 스마트 콘텐츠 유통 플랫폼을 구축하고 콘텐츠에 생명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먼저 콘텐츠를 개방하면 현명한 개발자나 이용자가 불현듯 나타나 콘텐츠에 날개를 달아 줄 것이라고 믿어야 한다. 그들이 모두 우리를 위한 개발자라고 생각하면 된다.

우리는 지난 수년간 부단한 노력으로 드라마, 애니메이션, K팝(K-POP) 분야 한류 붐을 조성해 글로벌 반향을 일으키는 등 콘텐츠 강국의 가능성을 어느 정도 입증했다. 그러나 우리 콘텐츠가 해외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을 통해 유통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콘텐츠 유통 플랫폼 식민지화 측면 때문이다. 콘텐츠 산업이 정보통신, 제조, 관광, 캐릭터 산업 등의 경쟁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다른 산업에 파급력이 크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콘텐츠와 콘텐츠 플랫폼의 취약성을 극복하고 진정한 콘텐츠 강국으로 발돋움하려면 개방으로 콘텐츠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입체적인 스마트 콘텐츠 제작 환경과 유통 플랫폼에 관심을 집중해야 한다. 개방으로 충분히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신념이 콘텐츠 유통과 서비스 시장에 뿌리내려 관련 붐이 일어나기를 기대한다.

김경순 마크애니 본부장 gskim@markan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