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약 홍역 앓은 CJ와 네오위즈, 자체 대작 개발에 나선다

CJ E&M 넷마블과 네오위즈게임즈가 자체 대작 게임 개발에 나섰다. 양사 모두 개발사와의 재계약에 실패하면서 배급사의 한계를 절감한 후속 조치다. 자체 개발 게임이 흥행에 성공하면 수익성과 안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CJ E&M 넷마블(대표 조영기)는 개발 전문 자회사 라다스튜디오를 설립했다고 20일 밝혔다. 퍼블리싱1 사업본부장인 김현익 상무가 대표다. `리니지2`와 `테라` 개발을 이끈 박용현 프로듀서가 개발총괄 이사를 맡았다. 두 사람은 과거 엔씨소프트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넷마블은 구체적 개발 일정을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대작이라는 전제 하에 서비스 시점은 약 4년 후, 400억원 상당의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넷마블은 이미 6개 개발 자회사를 뒀다. 스포츠, 액션, 총싸움 게임에 이어 블록버스터까지 직접 개발하는 양상이다.

넷마블 측은 “대작 게임 개발과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경험한 인력들이 모인 만큼 미래 성장동력의 한 축으로 삼을 것”이며 “프로젝트 초기라서 향후 투자 규모나 서비스 시점 등은 미정”이라고 밝혔다.

네오위즈게임즈도 네오위즈블레스스튜디오를 분사를 시작으로 자체 제작 게임 개발에 뛰어들었다. 향후 `블레스`를 시작으로 대작 게임 개발 스튜디오로 운영해나갈 장기 계획까지 염두에 뒀다.

게임업계는 `서든어택` `크로스파이어` 등 게임 재계약 파동을 겪은 양사가 자체 개발력 강화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움직임으로 풀이했다. 대작 게임은 이용자 변동이 상대적으로 적고 해외 수출 전망도 밝다. 양사가 마련해놓은 일본, 동남아, 북미 지사를 통해 해외 진출까지 고려하면 대작 게임 개발이 필수적이다.

올해 넥슨이 대작 게임을 싹쓸이하면서 이제는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는 위기의식도 영향을 미쳤다. 넥슨은 EA, 밸브, 크라이텍 등 해외 게임사의 대작 게임 판권을 모두 가져갔다. 스마일게이트 역시 자사 게임을 SG인터넷 등 자회사에서 서비스할 추세다.

정우철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에서는 스마트폰의 급성장으로 인해 온라인 게임이 저성장산업으로 인식되지만 해외에선 여전히 성장세가 높다”며 “넥슨과 엔씨소프트 등 선두 그룹에 비해 개발력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받았던 회사의 투자 강화 의지를 바라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CJ E&M 개발 자회사

개발사 이름: 라다스튜디오

대표: 김현익

개발총괄: 박용현

특징: CJ게임즈 7번째 개발 자회사, MMORPG 개발, `리니지2` `테라` 핵심 개발자 참여

네오위즈게임즈 개발 자회사

개발사 이름: 네오위즈블레스스튜디오

대표: 이장철

개발총괄: 한재갑

특징: MMORPG 개발기간 4년, 개발비 400억, `리니지2` `테라` 개발자 다수 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