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통신비 758원" 거짓말 같은 고지서 비결?

기본료 없는 알뜰폰(MVNO)…이용자 급증

최근 에버그린모바일 사용자 카페에는 흥미로운 게시물이 올라왔다. 아이디 `hypo***`을 쓰는 이 가입자는 본인의 요금 청구서를 찍어 사진으로 올렸다. 고지서에 찍힌 전체 납부금액 중 통신 서비스 사용금액은 단 758원. “순수 통화금액만 해서 758원이 나왔네요. 통화 품질도 기존 통신사와 차이를 전혀 못 느낍니다. 알뜰폰이 번창했으면 합니다. 살다보니 통신사를 응원하긴 처음이네요.” 첫 달에만 내는 유심카드발급비 5500원과 석 달에 걸쳐 내는 가입비 8000원을 더한 이 사용자의 전체 납부금액도 1만6000원에 불과했다.

1000원도 되지 않는 월 통신비는 `기본료`가 없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에버그린모바일이 1년 전 내놓은 `제로요금제`는 기존 1만1000원으로 책정됐던 기본료를 과감히 없앴다. 통화료와 문자요금은 각각 초당 1.8원, 건당 20원으로 동일하다. 전화를 걸 때 사무실 등의 유선전화를 주로 사용할 것으로 추정되는 이 가입자는 발신 통화량이 적은 만큼 요금을 현저히 줄일 수 있었던 셈이다.

에버그린 모바일 뿐 아니라 여러 알뜰폰(MVNO) 사업자들이 기본요금을 대폭 줄인 최저 후불 요금제 상품을 내놓았다. KCT의 기본료 3300원 요금제는 통화료가 2.4원으로 약간 비싼 대신 문자요금을 건당 15원으로 낮췄다. 또 온세텔레콤의 기본료 5500원, CJ헬로비젼의 6600원 요금제도 기존과 비슷한 수준의 음성통화·문자 요율로 대폭 절감된 후불 이동전화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하지만 정작 통신비 절감을 강력하게 원하는 사용자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전국적 대리점 운영이 부족하고 홍보도 아직 덜 돼있기 때문이다. 에버그린모바일 관계자는 “MVNO 사업자의 홍보 노력도 중요하지만 더욱 필요한 것은 가입자의 통신비 절약의지”라며 “기본료가 저렴한 MVNO 사용으로 1인당 월 1만5000원~3만원까지 통신비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전체 MVNO 사용자 수는 지난 달 100만명을 넘어섰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