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리더십 불모지라 불리는 과학기술계에 만연한 편견이 여성 과학자의 참여를 제한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젊은 여성 과기인의 롤 모델 설정을 위해서도 학술단체 등 이공계학회에서 여성 회원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조은희 조선대 교수는 20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가 주최한 `여성과학기술인의 학술단체 참여활성화 방안 토론회` 주제 발표에서 여성 과기인의 과기인 네트워크 참여를 위해 학술단체와 과총의 실천 방안을 제시했다.

조 교수는 “학술단체 여러 분야에서 나타나는 여성 편견이 차별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인지해야한다”며 “차별과 편견을 줄이는 방안을 모색해 실천하고 학술단체 회원에게 이를 교육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조 교수가 제안한 방법은 학회 회원이 연구 평가 과정에서 개입될 수 있는 편견에 대해 우선적으로 교육을 실시하고 학술단체 임원에서 여성 비율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지침을 마련하는 것이다. 조 교수는 “과기계에서 여성 역할을 인정하고 수상자나 지도적 위치에 있는 여성이 충분히 발표자·편집위원 등에 임명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6월과 7월 사이 과총이 소속 학술단체에서 학회를 상대로 한 설문 자료에 따르면 60.9%가 `여성 비율이 낮다`고 응답했다. 조 교수는 “여성 임원 활동 평가 항목에서는 대다수가 `여성 임원 수가 적어 평가할 수 없다`거나 `학회 활동에 소극적이며 친화력이 부족하다`는 편견을 보였다”고 밝혔다.
여성 편견은 여성 과기인이 능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구조를 만든다고 조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동일한 능력을 가진 여성도 남성 중심 환경에서는 심리적 영향으로 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악순환 고리가 형성된다”고 말했다. 여성과기인의 학술단체 참여 활성화를 이끌고 과기인 리더십 함양을 위해 마련한 이번 토론회는 조 교수의 주제발표에 이어 나도선 울산의대 교수, 김영순 명지대 교수, 김형래 이화여대 교수, 민경찬 연세대 교수 등 과기계 인사가 모여 여성 과기인 활동을 촉구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