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디스플레이·반도체산업이 세계 시장을 호령하기까지 양산기술이 크게 뒷받침됐다.
일본에 어깨너머로 배워온 기술을 생산에서 앞질러 세계시장 1위에 올랐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얼마나 생산효율을 높이는지가 승부를 갈랐다.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와 리먼브러더스 사태를 넘기면서 오히려 우리는 시장 지배력을 키웠고 일본은 수요처를 빼앗기고 난파 수준의 창피를 겪었다.
지금까지는 이렇게 `생산 능력`으로 1위가 가능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아니다. `진짜 기술력`의 승부가 시작된 것이다.
이런 경쟁의 대전환기에 국내 디스플레이 쌍두마차인 삼성과 LG가 해외 주요 기술을 사들이거나 제휴 전략으로 확보하고 나선 것은 아주 시의적절한 행보다. 글로벌 시장위기 속 때를 무턱대고 기다리는 것은 `수세적` 대응이다. 그러나 위기 때 더 좋은 기술을 확보해 미리 준비하는 것은 말 그대로 `공세적` 대응법이다.
삼성·LG는 일본·미국 등 주요 업체의 디스플레이 효율 및 저전력 기술, 차세대 기술을 차곡차곡 확보해 나가는 중이다. 이는 지금으로서는 가장 유효적절한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양적`으로 초격차 전략으로 펴온 우리나라 첨단 제조산업이 정말로 `질적`으로 초격차를 벌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있는 셈이다. 중국·대만 등 추격자들의 공세가 거세지만 이들의 추격 의지마저 꺾어버릴 수 있는 것이 바로 `기술`이다.
미래 특허전쟁 대비 차원에서도 아주 중요한 열쇠가 된다. 우리보다 앞서 기술을 가진 국가에는 특허 대응으로, 우리 추격 국가에는 기술우위 전략으로 풀 수 있는 것이 바로 `기술`에서 나온다.
초격차는 결국 기술 싸움에서 만들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