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규성 한국디지털정책학회 회장(선문대 교수 ksnoh@sunmoon.ac.kr)
우리나라 대학 진학률은 2011년 72.5%로 3년째 하락했지만 여전히 OECD국가 중 최고 수준이다. 최근 하락 추세는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하기가 어렵고 고졸채용 확대 등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경제성장 둔화와 산업 고도화로 청년이 갈만한 좋은 일자리 수는 매년 15만개 이상이 부족한 실정이다. 소위 말하는 좋은 일자리는 지난 10년간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으며 대학생의 대기업 취업자 수도 구직자 10명 중 1명 내외로 감소하는 현실이다.
반면 중소기업은 필요한 인력을 구하지 못해 인력난에 허덕인다. 대다수 청년 구직자는 우리나라 총 기업 수의 99%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에 취업해야 하지만 취업 눈높이 차이로 중소기업은 기피한다. 주된 이유는 낮은 임금·복리 후생 수준, 불투명한 비전, 고용불안 등이다. 이에 중소기업을 좋은 일자리로 전환하게 하는 처방이 필요하다.
세계 ICT시장은 산업생태계를 구축한 애플·구글과 같은 소프트파워를 가진 기업이 주도하는데 경쟁력 원천은 창의적인 인력이다. `2012 실리콘밸리 인덱스` 보고서에 따르면 실리콘밸리는 어려운 경제 여건에도 2011년 4만2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이는 지난 2010년 8500개에 비해 무려 5배가 증가한 수치이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산업생태계가 취약해 대기업으로 수직적 계열화 등으로 중소기업이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가 매우 어려운 환경이다. SW·콘텐츠 중소기업이 창의성과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활발하게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상생구조의 경제민주화가 필요하다. 강소기업이 된 중소기업을 가고 싶어 하는 좋은 일자리로 만들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혁신역량을 배가함과 동시에 근로 조건과 복지 기반을 국가 차원에서 확충해야 한다. 그래야 안정성과 자긍심, 미래 비전을 가진 좋은 일자리가 된다. 이에 ICT 중소기업의 혁신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주요 정책 방향으로 중소기업 R&D지원 확대, 전문인력 양성 지원, 지식재산권 보호 및 대·중소기업 상생 지원 등을 제안한다.
첫째, 중소기업 R&D와 기술 이전을 위한 정부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2012년 정부 R&D예산 중 13%인 중소기업 지원비율을 20%이상으로 확대하고 25.2%에 불과한 대학과 정부 출연연구소의 기술이전 비율을 중소기업이 상용화를 위한 개발을 주도할 수 있도록 늘려야 한다. 정부 지원사업의 주된 계약자를 중소기업이 하도록 하는 구조전환도 필요하다.
둘째, 산학협력을 대폭 강화해 기술변화 트렌드에 맞는 중소기업 기술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한국노동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대학이 배출한 SW인력 질적 수준은 기업 요구의 50%에 불과하다. ICT와 전통산업의 융합 트렌드에 대비해 지역별로 산학협력을 통한 SW, ICT융합분야 기술인력 양성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아울러 중소기업 핵심 인재의 부당한 스카우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가이드라인 수준의 이적료 지불제도를 강제화하고 분쟁 시 조정제도도 마련되어야 필요하다.
셋째, 중소기업의 지식재산권 확보와 활용 능력 향상을 지원해야 한다. 중소기업이 사활을 걸고 개발한 결과물이 부당하게 침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중소벤처를 위한 집단적 지식재산권 보호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SW와 콘텐츠 개발 중소기업에 지식재산권 소유를 인정하여 기술향상에 따른 부가가치 창출로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넷째, 대·중소기업 간 불공정 거래를 개선하고 상호협력을 통한 상생문화를 확산하여야 한다. 공공부문부터 SW 제값주고 사기와 개발비용 보전 등을 실천해야 하며 품질평가와 가격평가의 분리 등 하도급 거래관행이 실질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공정거래 감시기능도 강화되어야 한다.
ICT융합산업 생태계에서 고용창출 효과가 큰 SW·콘텐츠분야 중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정부는 1조원 이상의 정책자금을 조성하여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대기업은 마케팅 지원 등을 통하여 중소기업과 글로벌 시장 동반 개척을 하는 상생의 개방형 생태계 조성을 제안한다. 강소기업의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화하기 위해 1조원 규모의 ICT복지기금, 중소기업 인력에 대한 근로조건과 복지 격차해소 정책 등도 절실하다. 차기 정부에서는 이런 정책이 시행되어 ICT 강소기업에서 좋은 일자리를 많이 창출해 대학 진학률보다 대학 취업률이 높아지는 우리나라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