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은 `신(信)SW코리아`를 재건하기 위해 정부와 산업계 모두가 총력을 기울인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애플 쇼크로 SW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올해 SW에 대한 관심이 절정에 이르렀다. 심지어 대통령 후보들까지도 `친 소프트웨어` 마인드를 드러내며 SW 산업 육성 정책을 공략으로 내걸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SW 산업이 직면한 과제를 극복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는 데 정부는 물론이고 기업 모두가 공감했다는 의미다.
◇올해 최대 핫이슈 `SW산업진흥법` 통과
올해 SW 업계의 가장 큰 이슈는 단연 대기업 IT서비스 업체의 공공시장 진출을 제한하는 SW산업진흥법 개정안의 통과다. 치열한 논쟁 속에 지난 5월 법안이 통과됐으며 내년부터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 법안의 통과는 SW 업계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큰 규모의 공공정보화사업을 독점하다시피 했던 대기업 계열 IT서비스 업체와 이들의 하도급이었던 중소SW·중견SI 기업들의 신분이 바뀌는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대기업의 공공 정보화 사업 참여 제한을 더욱 강화하는 내용의 SW산업진흥법 개정안이 추가 발의됐다. 내년부터 대기업들의 공공 정보화 사업 참여가 제한되지만 그동안 예외 조항과 관련해 애매모호한 부분이 있었고 예외범위가 넓어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거셌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이 같은 정부의 `중소SW 기업을 살리기`를 위한 명분은 정책 깊숙이 스며들 것으로 예상돼 SW 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중소 SW와 중견 IT서비스 기업들은 후속 대책 마련에 분주했다. 프로젝트관리조직(PMO) 전문 회사 설립, 공공 IT서비스 조직 확대 및 인력 영입 등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열리게 될 공공정보화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기 위한 준비에 열을 올렸다.
정부는 공생발전형 SW 생태계 구축전략의 일환으로 △`SW사업 대가기준` `기술자 신고제` 등의 폐지 △SW 기술을 거래하고 기업성장을 지원하는 `SW 뱅크` 설립 △SW 마이스터고 신설 △공개 SW 이용 활성화 등 다양한 정책들의 실행방안을 구체화하면서 올해 첫걸음을 뗐다.
◇`소모클로+빅데이터` 열풍 확산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여전히 소(So)·모(Mo)·클로(Clo), 이른바 소셜(Social), 모바일(Mobile), 클라우드(Cloud)가 큰 축을 이루며 SW 시장의 혁신을 일으켰다. 여기에 올해 `빅데이터` 바람까지 합세해 더욱 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특히 빅데이터 시장의 경우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외산 솔루션 업체들이 관련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국산 업체들이 야심차게 준비해 왔던 빅데이터 솔루션을 연이어 출시하며 외산 솔루션과의 선점 경쟁을 본격화했다.
국내 SW 및 컨설팅 기업 8개사가 협업해 만든 빅데이터 통합서비스 `싸이밸류(CyValue)`가 이달 말 공식 출시되고, 티베로 등 국내 대표 SW 기업들이 차기 전략 제품으로 빅데이터 솔루션 출시를 예고했다.
빅데이터 이슈와 함께 `소모클로` 관련 시장도 지속적으로 확대됐다. 소셜 분야에서는 기업용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소셜분석 시장에 신생 업체들이 많이 생겨났다. 모바일 시장엔 기존 SW 업체는 물론이고 비IT업체들까지 모바일 관련 솔루션 시장에 진출하는 등 여전히 `핫`한 분야로 자리를 지켰다.
클라우드 관련 시장은 지난해에 비해 다소 열기가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관련 업체들은 새로운 서비스를 추가적으로 출시하며 고객층을 넓혀왔다.
반면에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들의 국내 시장 진출은 기대만큼 활발하지 못했다.
◇국내 SW 명가들의 재도약…세계 시장 진출 활발
올해는 국내 SW벤처 1세대라 할 수 있는 티맥스소프트, 한글과컴퓨터, 핸디소프트 등이 경영난 등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다 다시 화려하게 부활한 해이기도 하다. 이들은 선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체질 개선과 기술력 강화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대한민국 SW 명가로서의 옛 명성을 되찾았다.
국산 업체들의 해외 진출 소식은 관련 업계의 단비 역할을 했다. 한글과컴퓨터, 투비소프트, 알티베이스 등 국산 대표 SW 기업들도 해외 시장 진출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 공력에 나서면서 국산 SW의 위상을 드높였다. `워크아웃 기업`이라는 불명예에서 벗어난 티맥스소프트도 이제 글로벌 SW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부단히 노력 중이다.
특히 이들이 2000년대 초반 무모하게 해외 시장에 진출했던 모습과는 완전 달랐다. 안정적인 기술지원 체계, 현지 맞춤형 제품 구성 등 철저하게 준비했고, 일본, 미국 시장 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유럽 등 시장도 다변화했다.
글로벌 제조 기업들에 한글과컴퓨터, 알서포트 등의 우리나라 SW 제품이 기본 탑재되도록 하는 차별화된 전략도 주목받았다.
이들 외에 삼성SDS·LG CNS·SK C&C 등 기존 대형 IT서비스 기업도 내년부터 공공 정보화 사업에 참여할 수 없게 되면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해 의미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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