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괜찮니? 괜찮지! 괜찮아~

[데스크라인]괜찮니? 괜찮지! 괜찮아~

전력난이 코앞이다. 올겨울은 유난히 춥다는 소식에 전력당국의 걱정은 태산이다. 국내 기저발전을 담당하는 영광원전 3·5·6호기가 정지 상태다. 원자력발전 3기가 빠진 다음 달 전력예비력은 171만㎾로 조금은 여유가 있다. 문제는 내년 1월이다. 정부가 예측하는 내년 1월 예비력은 127만㎾로 영광 5·6호기를 포함한 수치다. 각각 100만㎾ 규모인 영광 5·6호기가 가동이 안 되면 공급력은 마이너스가 돼 순환정전이 불가피해 보인다. 지식경제부는 다음 달 중 영광 5·6호기 가동을 목표로 부품 교체를 서두르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도 염두에 두고 목하 고심 중이다.

예비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석탄화력발전이나 또 다른 원전이 불시에 고장이 나면 2003년 8월 미국 뉴욕 대정전과 같은 광역정전이 우리나라에도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지난해 9.15 정전사고라는 최악의 상황을 겪었다. “당시 전력담당자가 순환정전 지시를 하지 않았다면 전국적인 `블랙아웃` 사태를 맞았을지 모릅니다.” 최근 만난 지식경제부 고위관계자의 말이다. 돌이켜 보면 9.15 정전사태는 실패한 수요예측의 오래된 관행이었을 뿐 상황 대처는 잘못되지 않았다.

사실 9.15 정전사태 이전에는 국민의 전력수급 인식이 이처럼 높지 않았다. 일반 사람들은 전력회사에서 전기 사용을 홍보하고 수도꼭지를 돌리면 물이 나오듯 콘센트에 플러그만 꽂으면 전기도 무한정 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전력아, 괜찮니? 전력당국은 지난 하계피크를 무사히 넘겼다. 원전과 화력발전의 크고 작은 사고는 있었지만 `안정적 전력수급`이라는 대명제는 지켜냈다. 4기 국민발전소가 출범했고 `아~싸, 가자!`라는 절전 캠페인 신조어도 등장했다. 전력수급 위기를 알고 있었기에 미리 준비했고 조치를 취했다.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2기 국민발전소 홍보단 발대식에서 춤까지 췄다.

전력아, 괜찮지! 겨울철 정부가 공급할 수 있는 전력공급력은 7800만㎾다. 지경부는 수요관리,절전규제와 함께 선택형 피크요금제 카드를 내놨다. 1·2월 피크기간 중에는 석탄화력발전의 고열량탄 사용을 권장했다. 틈만 나면 전기 다소비 업체를 방문해 자율절전을 약속 받았다. 지금도 정부과천청사 지경부 건물은 밤새도록 불이 꺼지지 않는다. 전력당국의 비장한 외침이다.

전력아, 괜찮아~. 10여년 전 우리는 금 모으기 등으로 외환위기를 무사히 넘긴 저력을 갖췄다. 이제는 `전기 모으기`로 에너지위기를 벗어나야 한다. 개인과 가정, 기업에서 플러그를 뽑아야 할 때다. 작은 노력이 큰 성과를 낳는다는 신념으로 구석구석에 흩어진 절전역량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 불편하더라도 십시일반의 마음으로 조금씩 양보하면 비상사태는 어렵지 않게 넘길 수 있다. 오전 10∼12시, 오후 5∼7시 `에너지 다이어트`가 필요한 시간이다.

김동석 그린데일리 부장 dskim@etnews.com